현대건설과 GS건설, SK건설이 진행하고 있는 이라크 초대형 프로젝트의 완공일정 연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발주처가 공사대금을 원유로 대신 지급하기로 하면서 공사가 재개됐지만 원유공급 일정에 따라 공사를 천천히 진행하는 ‘슬로우다운’ 조치가 취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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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임병용 GS건설 사장, 조기행 SK건설 사장. |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GS건설, SK건설이 조인트벤처(JV)를 구성해 진행하고 있는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건설 프로젝트가 재개됐으나 공사일정 연기는 불가피하다.
카르발라 프로젝트는 애초 이라크 석유부 산하 석유프로젝트공사(SCOP)의 자금사정 악화로 조인트벤처가 공사진행에 필요한 대금을 수령하지 못해 공사중단 위기까지 가기도 했다.
하지만 이라크 정부가 카르발라 공장의 건립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현금 대신에 원유를 공사대금으로 주기로 결정하면서 프로젝트가 우여곡절 끝에 재개됐다.
GS칼텍스는 이라크로부터 최근 원유 200만 배럴을 구입했는데 구입대금을 이라크 정부에 지급하는 대신 조인트벤처에 직접 전달하기로 하면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조인트벤처는 함께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하청업체들에도 최근 공식적으로 부품공급 중단조치를 철회하겠다고 통보하며 부품납기일을 새로 잡아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전히 공사대금 수령일정이 정확히 잡히지 않아 공사를 천천히 진행하기로 조치한 점을 고려하면 공사기간이 연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조인트벤처 관계자는 “카르발라 프로젝트가 이라크 발주처의 자금사정에 따라 슬로우다운 조치에 들어가면서 공사기간이 늘어나는 것이 불가피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6월에 평소인력의 40~50%인 150명 정도의 인력을 남긴 채 나머지 인력을 철수시켰는데 최근 공사진행 과정에 따라 필요한 인원을 다시 파견하고 있다. GS건설도 관리자들을 제외한 현장인력을 20%까지 줄였으나 공사재개에 필요한 인력을 재충원했다.
현대건설은 6월 말 기준으로 카르발라 정유공장 프로젝트 공자진행률이 27%에 머물고 있다. 3월 말에 공사진행률이 22%를 보였는데 1분기 동안 5%의 진전을 보였다. GS건설도 3월 말 기준으로 해당 프로젝트의 공사진행률이 21.1%였는데 6월 말에 25.1%를 기록해 4%의 진전을 보였다.
이 속도대로라면 2018년 11월까지 정유공장을 완공하겠다는 계획을 달성하는 데 차질이 빚어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조인트벤처 관계자는 “공사대금을 받는 만큼만 공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해 정해진 기간까지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것은 불가피하겠지만 발주처에 귀책사유가 있는 만큼 조인트벤처가 해당 프로젝트에서 손실을 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르발라 정유 프로젝트는 2014년 현대건설과 GS건설, SK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이 조인트벤처를 구성해 모두 60억4천만 달러에 수주한 초대형 프로젝트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37.5%, GS건설이 37.5%, SK건설이 25%의 지분으로 참여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