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이르면 올해 SK하이닉스를 제치고 HBM 메모리 점유율 1위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전자 HBM3 메모리 참고용 이미지. <삼성전자> |
[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 인공지능(AI) 반도체에 주로 쓰이는 HBM(고대역폭) 메모리반도체 시장 판도가 수 년 안에 크게 바뀔 수 있다는 글로벌 헤지펀드의 전망이 나왔다.
삼성전자가 이르면 올해부터 SK하이닉스를 제치고 점유율 선두에 오르며 미국 마이크론의 점유율도 빠르게 상승해 한국 반도체기업을 추격할 것으로 예상됐다.
7일 투자전문지 시킹알파에 따르면 헤지펀드 카빈인베스트먼트는 인공지능 시장 성장에 맞춰 HBM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며 반도체기업들 사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이 HBM 시장에서 과점체제를 구축하며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를 보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2022년 기준 50%, 삼성전자는 40%에 이르는 점유율을 차지하며 마이크론을 큰 차이로 제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이 일제히 HBM 기술 발전 및 생산 투자 확대에 주력하면서 시장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카빈인베스트먼트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48%의 점유율을 차지했고 마이크론은 5% 안팎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마이크론이 HBM 메모리 공급 능력을 선제적으로 갖춰내지 못해 한국 반도체기업들에 기회를 빼앗긴 셈이다.
그러나 2024년 삼성전자 점유율은 45%로 SK하이닉스(43%)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서며 마이크론 점유율은 11%까지 급등할 것으로 예상됐다.
마이크론이 올해 엔비디아에서 출시하는 신형 인공지능 반도체에 탑재될 HBM3e 메모리 개발과 양산에 집중한 성과가 뒤늦게 나타나는 셈이다.
2025년과 2026년 HBM 시장에서 마이크론 점유율은 각각 17%, 23%로 빠르게 상승하며 한국 반도체기업을 매섭게 추격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자연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점유율도 2026년에는 각각 39%, 34%로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이어졌다.
카빈인베스트먼트는 “마이크론은 HBM3e 메모리의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 유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며 “엔비디아와 AMD 수요에 대응해 성장 기회를 확보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론에 HBM 시장 점유율을 일부 빼앗기더라도 반도체사업에서 타격을 받게 될 가능성은 낮다.
HBM을 비롯한 D램 및 낸드플래시 시장 성장세가 가파르게 이어지면서 모든 기업들에 수혜로 이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카빈인베스트먼트는 최소한 2026년까지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가 모두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내며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올해 D램 평균 가격은 지난해와 비교해 98.9%, 낸드플래시 가격은 18.3%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