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S24 이후에도 퀄컴 프로세서 쓴다, '엑시노스' 일원화 멀어

▲ 퀄컴이 삼성전자와 플래그십 스마트폰용 프로세서 공급 계약을 몇 년 더 연장했다고 발표했다. 퀄컴 모바일 프로세서 '스냅드래곤8 3세대' 홍보용 이미지. <퀄컴>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갤럭시S24 시리즈 이후 출시하는 차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에도 퀄컴 ‘스냅드래곤’ 프로세서를 계속 탑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자체 스마트폰 프로세서 ‘엑시노스’로 일원화를 추진하는 시기를 예측하기 더욱 어려워졌다.

퀄컴은 미국 현지시각으로 1월31일 콘퍼런스콜을 통해 자체 회계연도 1분기 실적 및 중장기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는 이 자리에서 최신 모바일 프로세서 스냅드래곤8 3세대 출시 성과를 전하며 해당 제품이 삼성전자 갤럭시S24 시리즈에 탑재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갤럭시S24는 실시간 통역과 같은 온디바이스 AI(인공지능) 기술을 탑재하고 있다”며 “스냅드래곤 시리즈가 생성형 AI를 통한 스마트폰 사용 경험 발전을 보여주는 첫 사례”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퀄컴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계약을 올해부터 수 년 뒤까지 연장했다는 내용도 이 자리에서 처음 발표됐다.

아몬 CEO는 “삼성전자와 계약 연장은 스냅드래곤8 시리즈의 가치와 기술 리더십, 성공적인 장기 협력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앞으로 출시되는 갤럭시S 시리즈나 차기 폴더블 스마트폰 등에 최소한 수 년 더 퀄컴의 고사양 프로세서를 탑재해 선보일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올해 삼성전자가 한국 등 일부 시장에 출시하는 갤럭시S24 기본 모델 및 플러스 모델에는 자체 기술로 설계하고 제조한 ‘엑시노스2400’ 프로세서가 사용된다.

삼성전자가 이른 시일에 모든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퀄컴 프로세서 대신 엑시노스를 탑재하며 완전한 자급체제 구축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왔다.

엑시노스 시리즈의 성능 경쟁력이 퀄컴이나 애플과 견줄 만큼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데다 퀄컴 프로세서의 공급 단가 및 라이선스 비용도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퀄컴이 삼성전자와 플래그십 스마트폰용 프로세서 계약을 연장했다고 밝힌 점을 볼 때 이러한 시나리오가 수 년 안에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몬 CEO는 “퀄컴은 모바일 프로세서의 연산 성능에서 확실한 리더십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장기간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데 기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아카쉬 팔키왈라 퀄컴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출시 시장에 따라 엑시노스와 스냅드래곤 탑재 모델로 나누어진 갤럭시S24 시리즈에도 퀄컴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퀄컴은 삼성전자 및 구글과 XR(확장현실)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들 업체는 스냅드래곤 XR2플러스 2세대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한 확장현실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아몬 CEO는 “확장현실 시장은 앞으로 상당히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구글, 메타 등과 협력으로 퀄컴은 매우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