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면서 신동국 한양정밀 대표이사 회장 지분 향배가 더욱 중요해졌다는 시선이 나온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에 '키 맨' 역할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 통합 작업에 본격적으로 제동을 걸면서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도 격화되면서 신 회장 지분 향배에 따라 지분율의 우위가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임종윤 사장과 동생인 임종훈 사장이 연합하면서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현재 임종윤 사장은 동생인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이사 사장과 연합해 한미사이언스가 12일 이사회에서 결의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신청을 수원지방법원에 제출해 놓았다.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그룹 창업주인 고 임성기 회장의 장남이며 임종훈 사장은 차남이다.
이뿐 아니라 임종윤 사장은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의 지분교환이 통합이 아니라 합병이라며 이와 관련해서도 법적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임종윤 사장이 임종훈 사장과 연합해 어머니이자 고 임성기 회장의 부인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딸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의 결정에 반기를 들면서 경영권 분쟁으로 치닫고 있는 셈이다.
사실 현재 상황에서 임종윤 사장과 임종훈 사장 형제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미사이언스가 1월2일 공시한 최대주주등소유주식변동신고서에 따르면 송영숙 회장 지분은 12.56%, 임주현 사장의 지분은 7.29%로 총 19.85%다.
같은 기간 임종윤 사장 지분은 12.12%, 임종훈 사장 지분은 7.20% 등 19.32%로 0.53%포인트 적은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OCI홀딩스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취득 이후에는 송영숙 회장측 지분율이 약 29%까지 높아진다.
반면 임종윤 사장과 임종훈 사장 형제 지분은 약 18.74%로 격차가 10%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다.
이런 만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지분의 향배가 더욱 중요해졌다.
▲ 신동국 한양정밀 대표이사 회장.<한양정밀 홈페이지 갈무리>
신동국 회장은 창업주인 고 임성기 회장의 고향 후배로 두 사람 모두 통진종합고등학교를 졸업해 각별한 인연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이 가까워진 계기로는 2000년 한미약품이 동신제약을 인수할 때 신동국 회장이 동신제약 주식 60만 주가량을 한미약품에 장외거래로 넘긴 바 있다.
신동국 회장은 2023년 9월 말 기준으로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로 최대주주 특수관계자를 제외하면 개인 최대주주다.
앞으로 유상증자 등으로 지분이 희석된다 하더라도 11% 수준으로 신동국 회장이 장남인 임종윤 사장에 손을 들어준다면 임종윤 사장 측 지분이 송영숙 회장 측 지분을 넘어설 수 있다.
물론 이번 한미사이언스 유상증자 가처분 신청서를 법원이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통합 여부가 결정된다.
하지만 신 회장이 임종윤 사장 손을 들어주면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각하되더라도 추후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이나 감사 선임 등 주요 안건에서 부닥칠 가능성이 커진다.
한미사이언스는 이와 관련해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가처분 신청과 관련해) 요건상 문제가 없어 가처분 인용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게 우리측 법률 검토 사항"이라며 "이와 관련한 특별한 입장은 없지만 양 그룹사가 합의한 동반, 상생 공동 경영의 취지가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원활한 통합 절차 진행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