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 게임업계와 협업을 통해 엔터산업 지평을 넓히려는 하이브의 시도가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하이브의 걸그룹 르세라핌이 미국 게임기업과 협업해 만든 영어 곡 영향력이 날로 커지면서 음원 매출과 영어권 국가에서 영향력 확대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반면 롤드컵 행사를 통해 중국 시장에 뉴진스를 알리려고 한 시도는 기대한 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미국서 핫한 '르세라핌' 중국서 미지근한 '뉴진스', 하이브 게임업계와 협업 절반의 성과

▲ 르세라핌은 지난해 10월27일 블리자드 게임 오버워치2와 협업해 첫 영어 곡 퍼펙트 나이트를 발매했다. <블리자드코리아>


11일 엔터업계에 따르면 르세라핌의 영어 곡 '퍼펙트 나이트'의 인기가 10주째 이어지고 있다.

9일 빌보드가 집계한 글로벌과 글로벌200 차트를 보면 르세라핌의 퍼펙트 나이트는 11위와 27위를 각각 차지했다.

퍼펙트 나이트는 르세라핌의 첫 영어 곡이다. 하이브는 이 곡의 뮤직비디오를 미국 게임기업 블리자드의 '오버워치2'와 협업해 만들었다. 르세라핌은 2023년 11월4일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서 열린 블리자드의 게임전시회 블리즈컨 무대에서 공연을 했다

퍼펙트 나이트는 발매 초기만 해도 주로 한국 팬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특유의 듣기 편한 가사와 리듬이 게이머들을 중심으로 퍼져나가 숏폼 콘텐츠 유행으로까지 번지면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퍼펙트 나이트는 글로벌 음원차트에서 높은 성적을 유지하면서 안티프래자일과 피어리스, 언포기븐 등에 이어 르세라핌의 대표곡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르세라핌은 그동안 주로 한국과 일본시장을 주로 공략해 왔는데 이 곡의 성공에 따라 글로벌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올해부터 르세라핌이 활동반경도 넓어질 수 있게 됐다.
 
미국서 핫한 '르세라핌' 중국서 미지근한 '뉴진스', 하이브 게임업계와 협업 절반의 성과

▲ 뉴진스는 2023년 11월19일 서울에서 열린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 개막식 무대에서 주제가인 '갓즈' 무대를 선보였다. <라이엇게임즈 유튜브채널>


동시에 진행된 뉴진스의 협업사례는 어느 정도 아쉬움 남겼다.

뉴진스는 중국 텐센트 산하 개발사인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와 협업했다. 뉴진스는 2023년 11월19일 서울에서 열린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결승 무대에서 대회 주제가인 '갓즈'를 불렀다.

전 세계 1억 명의 시청자가 관람한 무대에 오르면서 뉴진스라는 이름을 전 세계 게임 팬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엔터업계는 특히 이 협업을 통해 리그오브레전드를 시청하는 많은 중국 팬에게 뉴진스를 알릴 기회가 얻은 것으로 봤다. 실제로 이날 동시 시청자 가운데 상당수가 중국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뉴진스가 최근 한층 강화된 문화예술 분야 한한령까지 넘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한국 아티스트의 방송출연과 앨범판매가 사실상 금지돼 국내 엔터기업이 중국 팬에게 다가갈 방법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협업곡인 갓즈 역시 공개 초기 국내외 게이머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으나 현재 관심도나 인기가 잦아든 것으로 파악된다. 이후 음원 성적을 봐도 한국 밖에서는 파급력이 제한적이었다.

하이브는 다양한 콘텐츠 분야와 협업을 통해 K팝의 저변을 넓히는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게임기업과의 협업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2023년 3월15일 열린 관훈포럼에서 “주류 시장에서 K팝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콘텐츠의 경계를 넓혀 더 많은 전 세계의 팬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미국 게임 기업과 협업한 사례가 무시할 수 없는 성과를 거두면서 하이브를 비롯한 국내 엔터기업들이 앞으로 협업사례를 만들 때 중요한 참고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