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마침내 삼성전자 등기이사를 맡는다.
이로써 삼성그룹은 이재용체제가 개막됐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사실상 삼성그룹 경영을 전면에서 진두지휘해왔는데 최근 갤럭시노트7 리콜 등으로 불거진 삼성전자의 위기상황에서 책임경영 의지를 보이기 위해 경영권 승계를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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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 부회장이 연말에 회장에 오를지도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12일 이사회를 열고 이재용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신규선임하는 안건을 10월27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 올리기로 결정했다.
이 부회장은 2013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병상에 오른 뒤 실질적으로 삼성그룹 경영을 총괄해왔지만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지 않아 책임경영에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꾸준히 지적돼 왔다.
등기이사가 되면 경영상 문제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고 보수도 공개해야 한다. 그동안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만 삼성그룹 오너일가 가운데 유일하게 등기이사에 올라 있었다.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에 오르는 시점을 놓고 여러 관측이 나왔는데 갤럭시노트7의 리콜 후폭풍이 확산되며 위기상황에 처하면서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사용중단을 권고하며 리콜 후폭풍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삼성그룹 상장계열사 주가는 12일 하루만에 시가총액이 19조 원 증발하는 등 위기를 겪었다.
이 부회장은 등기이사에 올라 책임경영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위기 돌파의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삼성그룹 경영의 전면에 나서면서 책임질 일이 있으면 피하지 않겠다는 뜻을 피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에서 프린팅솔루션사업부를 분할해 미국 HP에 1조1545억 원을 받고 매각하는 안건도 의결했다.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에 오르면서 주력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조직을 효율화해 성장을 추진하는 ‘실용주의’ 기조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가 가장 위기에 빠졌을 때 사내이사에 오른 것은 의미가 있다”며 “올해 말 인사이동에서 회장에 정식으로 취임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