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의회, LG엔솔 배터리공장 보조금 세부내역 공개할지 두고 갑론을박

▲ 캐나다 의회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에 지급하는 정부 보조금의 세부 내역을 공개할지를 두고 논쟁이 일었다. 사진은 배터리 모듈공장의 5월5일자 건설 현황이다. <넥스트스타 에너지>

[비즈니스포스트] 캐나다 연방 의회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에 지급되는 정부 보조금의 세부 내역을 공개할지를 두고 여야 간 찬반 의견이 대립했다. 

제1야당인 공화당은 보조금 내역을 공개하자는 입법 결의안까지 내놓았다. 

5일(현지시각) 캐나다 공영방송 CBC에 따르면 4일 오후 연방의회 상임위원회 가운데 하나인 정부 운영 및 계수 위원회에서 보조금 내역 공개 여부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야당들은 캐나다 연방정부 및 온타리오주 주정부가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의 합작회사인 넥스트스타 에너지에 지급하는 150억 캐나다 달러(약 14조5147억 원)의 세부 내역을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제1야당인 캐나다 보수당은 넥스트스타 에너지가 한국인 900여 명을 데려와 채용한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대규모의 보조금이 외국인 노동자에 들어가는 것을 반대하는 입장으로 보인다. 

보수당은 보조금 공개를 법으로 의무화하자는 내용의 입법 결의안까지 의회에 제출했다. 4일 열렸던 위원회는 결의안을 채택할지 투표 없이 종료했다. 

제2야당인 신민주당(NDP)은 정보공개청구(ATIP) 절차를 통해 보조금 내역을 공개하자는 의견을 냈다. 

여당인 자유당은 보조금의 세부 사항을 비밀로 유지할 근거 조항이 있다며 맞섰다. 보조금 내역에 기업 영업비밀이나 과학 또는 기술과 관련된 내용이 있으면 비공개를 허용한다는 조항이다. 

CBC에 따르면 자유당 소속인 이렉 쿠스미에르치크 윈저-테쿰세 지역구 하원의원은 위원회 자리를 통해 “기밀 정보를 공개하기엔 위험이 따른다”며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선례를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는 온타리오주 윈저시에 49기가와트시(GWh) 용량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짓고 있다. 배터리 모듈 생산라인은 2024년, 셀은 2025년부터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현지언론 윈저스타의 1일자 보도에 따르면 보조금은 공장 가동 이후부터 2032년까지 배터리 생산량에 따라 세액공제 형태로 지급된다.  

두 기업은 해당 외국인들이 배터리공장에 임시직으로만 고용되며 공장을 완공하고 난 다음에는 당초 약속대로 캐나다 노동자들 2500여 명을 정규직으로 고용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