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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건자재·도료로 실리콘 부진 방어, 정재훈 실적 선방으로 연임 가까이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3-11-01 15:2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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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정재훈 KCC 대표이사 사장이 연말 인사에서 연임에 성공해 정몽진 회장과 각자대표체제를 이어갈까?

정 사장은 건자재, 도료사업 포트폴리오 개선을 통해 실리콘시장 불황을 방어해 왔다. KCC가 2024년 미국 실리콘기업 모멘티브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는 점까지 고려하면 안정적 경영관리를 위한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는 의견이 많다.
 
KCC 건자재·도료로 실리콘 부진 방어, 정재훈 실적 선방으로 연임 가까이
▲ 정재훈 KCC 대표이사 사장이 실적 선방으로 연임에 다가섰다는 말이 시각이 나온다.

1일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KCC는 올해 실리콘사업 부진으로 타격을 입고 있지만 건자재와 도료부문에서 고부가, 기능성제품 확대 등으로 수익성 개선 등에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투자증권은 KCC가 2023년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6410억 원, 영업이익 972억 원을 거둔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2022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5.7% 줄어들지만 영업이익은 0.8% 늘어난 것이다.

KCC는 3분기에도 실리콘사업부문 매출이 18.8% 수준으로 감소하고 2개분기 연속 적자를 내는 등 올해 내내 실리콘 부진이 지속되고 있지만 건자재와 도료부문 매출이 증가하면서 실적 방어에 기여하고 있다.

정 사장은 KCC에서 기획과 경영관리 전문가로 통하는데 비우호적 경영환경에서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KCC 건자재부문은 정 사장 대표에 취임한 2022년과 올해 꾸준히 무기단열재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투자해 생산능력을 확충했다. 이에 KCC 건자재부문은 올해 건설부동산시장 경기침체 상황에서도 지난해와 비슷한 매출규모를 유지했고 수익성은 크게 개선됐다.

KCC 건자재부문은 2023년 3분기 누적으로 매출 8292억 원을 거둔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8103억 원)보다 매출이 2.3% 늘어난 것이다.

건자재부문 수익성을 보면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선한 효과가 더 두드러진다.

KCC는 2022년 3분기까지 건자재부문에서 영업이익 888억 원을 냈는데 올해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1278억 원으로 43.9% 증가했다.

도료부문도 기능성 제품의 판매 확대에 나서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KCC는 올해 3분기까지 도료부문에서 매출 1조2527억 원, 영업이익 1155억 원을 거둔 것으로 추정됐다. 2022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1.3%, 영업이익은 131.9% 증가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KCC 도료부문 영업이익률은 수익성이 좋은 제품 확대로 올해 2분기 11%, 3분기 10% 수준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2분기(5.2%)와 3분기(6%)와 비교하면 이익률이 2배 가깝게 높아졌다.
 
KCC는 올해 10월 미국 텍사스에 자동차보수용 페인트 전문공간인 ‘리피니쉬 컬러센터’를 설립해 시장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에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 조선 및 해양산업 전시회에도 참가해 선박도료 기술과 제품을 국내외 고객들에 소개했다.

KCC는 중국 저가 실리콘 과잉공급 등 업황 영향으로 2023년 전체 실적은 뒷걸음질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실리콘사업의 실적 변동성을 상쇄해줄 건자재와 도료부문 사업체질 전환과 수익성 개선 성과는 두드러진다.

KCC가 모멘티브 인수 뒤 재무부담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수익성 개선의 의미는 더욱 커진다.

KCC는 2023년 6월 말 연결기준 총차입금이 5조4134억 원, 순차입금은 3조9천억 원 수준이다. 모멘티브 인수 전인 2018년 말 회사의 총차입금 1조8757억 원, 순차입금 7372억 원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회사의 잉여현금흐름은 지난해 마이너스 838억 원을 보였다. 다만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713억 원 플러스로 전환했다.

김서연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10월27일 KCC 기업어음 신용등급 평가 보고서에서 “KCC는 모멘티브 인수 뒤 확대된 재무부담이 지속되고 모멘티브의 높은 실적 변동성과 운전자금 부담, 고금리 환경 등으로 재무부담 완화에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라며 “다만 2023년 무기단열재 그라스울 증설라인 상업생산 개시 등이 건자재부문 수익 제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KCC 건자재·도료로 실리콘 부진 방어, 정재훈 실적 선방으로 연임 가까이
▲  KCC의 미국 텍사스 자동차보수용 페인트 전문공간 '리피니쉬 컬러센터' 내부모습. < KCC >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KCC 건자재부문은 제품고급화와 친환경제품 강화 전략, 무기단열재시장 성장에 발 빠른 대응전략을 추진하면서 국내 신규 착공 축소 영향을 피해 오히려 이익이 성장하고 있다”며 “도료는 기능성 도료 중심으로 가격상승 및 원재료값 약세로 마진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KCC는 현재 해외 증권사 3곳을 주간사로 선정해 2024년 모멘티브 기업공개(IPO)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안정적 경영관리가 더욱 중요해진 시점이다.

정 사장의 임기는 2024년 3월28일 끝난다. KCC는 통상 12월에서 1월 사이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실시하는데 정 사장의 연임 여부가 관심사다.

정 사장은 1966년생으로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퍼듀대 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3년 20대 후반 나이에 KCC에 입사해 기획총괄, 인디아와 동남아총괄법인장 등을 지냈다.

정 사장은 정몽진 KCC 회장이 미국 실리콘기업 모멘티브 인수에 3조 원 베팅을 추진하던 2018년 경영전략부문장에 올랐다. 그 뒤 경영지원총괄을 거쳐 KCC가 KCC실리콘을 비롯해 실리콘부문 계열사들을 모멘티브에 통합해 실리콘사업 재편을 진행하던 2021년 관리본부장을 맡았다.

정 사장은 2021년 KCC 사내이사에도 선임되면서 이사회에 진입해 KCC 체질전환 작업 핵심멤버로 참여했다.

정 사장은 이듬해인 2022년 1월 KCC 대표이사에 올라 정몽진 회장과 각자대표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모멘티브 인수 뒤 재무부담이 지속되고 있는 KCC의 수익성 개선과 실리콘 실적변동성에 대응한 기존사업 체질전환 등을 이끌고 있다.

정 사장은 2023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올해도 금리인상과 수요 감소, 성장률 둔화 등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압도적 기술력의 축적, 기업체질의 근본적 변화를 주요 경영전략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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