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2023-10-20 12:5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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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현대차·기아가 '기회의 땅' 중동에서 2030년쯤 55만대 판매 목표를 달성할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기아는 2030년을 전후로 중동 14개국에서 현대차가 2032년 35만 대, 기아가 2030년 21만 대를 판매하겠다고 20일 밝혔다.
▲ 현대차와 기아는 2030년을 전후로 중동에서 합산 55만 대의 자동차를 판매하겠다고 20일 밝혔다.
중동 14개국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바레인, 이라크, 요르단, 레바논, 시리아, 이스라엘, 이란, 파키스탄, 예멘 등이다.
올해부터 중동에서 연평균 약 6.8%씩 판매를 늘려 2030년 쯤엔 20%에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동에서 약 229만 대의 차량이 판매된 가운데 현대차는 18만2934대, 기아는 약 14만1505대를 판매해 각각 8.0%, 6.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현대차·기아는 2030년쯤부터 300만 대 이상의 자동차가 팔릴 것으로 예상되는 중동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공개했다.
현대차는 2032년 판매목표 달성을 위해 △전기차 비중 확대 △신규 차급 진출 △커넥티드 카 서비스 론칭 △딜러 판매 역량 증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강화 등을 추진한다.
현대차는 현재 중동에서 32개의 차종을 판매하고 있다. 그 가운데 전기차는 아이오닉5, 아이오닉6, GV60 등 6대로 전체 라인업의 약 20%에 달한다.
현대차는 다양한 차급의 전기차를 투입해 2027년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올해보다 2배 이상으로 늘려 중동 판매 차량 전체 라인업 중 3분의1을 전기차로 구성하는 방침을 정했다.
이를 통해 2032년에는 중동 전체 판매 물량 중 전기차 판매 비중을 15%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을 세웠다.
또 픽업 트럭, 소형 MPV 등 기존에 운영하지 않았던 차급을 판매하고 커넥티드 카 서비스인 블루링크도 론칭한다.
아울러 비정부기구(NGO)와 함께 식목 사업을 진행하고 국립기관에 차량을 기증하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등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나선다.
기아는 2030년 목표 달성을 위해 △전기차 비중 확대 △전략 모델 개발 △보다 쉬운 전기차(EV) 경험 기회 제공 △중동 특화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딜러 채널 다각화 등을 추진한다.
기아는 올해 4개의 전기차 모델을 앞으로 11개까지 늘려 2030년까지 중동 전체 판매량에서 전기차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려나가기로 했다.
또 중동 고객 선호도를 고려한 전략형 모델을 개발해 볼륨 모델로 육성하고 EV 전용 마케팅 및 쇼룸 전개 및 EV 서비스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고객이 전기차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릴 계획을 세웠다.
이뿐 아니라 중동 특화 온·오프라인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전개, 다양한 딜러 채널 개발 등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을 펼친다.
현대차는 1976년 바레인에 포니 40대, 기아는 1975년 카타르에 브리사 픽업 10대를 수출하면서 중동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그 뒤 현대차·기아는 코로나19 감염증이 한창 확산되던 2020년에 중동에서 26만8311대를 판매했다. 감염증 확산이 다소 완화하면서 2021년 32만9640대, 2022년 32만4439대를 팔아 연간 30만 대 수준의 판매량을 회복했다.
올해 1~3분기 중동에선 현대차가 16만2655대, 기아가 11만8442대 등 모두 28만1097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현대차는 17.7%, 기아는 9.7% 판매량이 늘었다. 합산 판매 실적으로는 같은 기간 14.2% 증가했다.
이 기간 현대차에서는 아반떼(3만4215대), 투싼(2만7868대), 엑센트(2만7692대) 등이, 기아에선 스포티지(1만9826대), 페가스(1만3203대), 셀토스(1만1654대)가 중동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투입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신규 차량을 선보이며 중동 특화 마케팅을 펼쳐 현지 판매를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기아는 특히 중동 최대 자동차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약 5만2천 대를 판매해 일본 토요타(약 11만 4천 대)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사우디아라비아 상반기 판매 상위 3개 차종은 아반떼(1만3478대), 엑센트(1만2656대), 크레타(6802대)다.
같은 기간 기아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약 2만1천 대를 판매했고 가장 많이 판매된 3개 차종은 페가스(6715대), K5(2718대), 스포티지(2655대)다.
현대차·기아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높은 판매실적을 올리고 있는 이유로는 우수한 가격경쟁력, 젊은층과 여성 운전자가 선호하는 스포티하고 세련된 디자인, 차급에 비해 넓은 실내공간, 사후서비스(A/S)의 높은 접근성 등이 꼽힌다.
현대차·기아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점검·정비·수리 등이 가능한 A/S 네트워크를 70개 이상 갖추고 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중동은 성장 잠재력이 높고 각 나라마다 다양한 특성이 있는 만큼 시장별 차별화된 상품전략과 서비스를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판매 및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전동화 모델을 늘리는 등 중동 공략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지속 마련해 중동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의 입지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