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중국 항저우에서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아시안게임 경기가 열린다.

글로벌 흥행을 한 뒤 하향세를 걷고 있는 배틀그라운드 IP(지식재산)가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중국 항저우서 크래프톤 성장엔진 재점화, 배그 저변 확대할 절호의 기회

▲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항저우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핵심요소인 스카이다이빙, 오프로드 레이싱, 사격을 현대스포츠 형태로 녹여낸 새 빌드를 개발했다.


26 크래프톤에 따르면 크래프톤 e스포츠실을 비롯한 주요관계자들이 27일 항저우로 넘어가 이날 오후 3시부터 열리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e스포츠 대회 조편성 경기를 지원하기로 했다.

비공개로 치러지는 27일 경기에는 지난 8월 열린 사전경기 '로드투아시안게임'에 참여하지 않았던 국가들이 모여 조편성 경기를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편성이 마무리되면 28일부터 본격적인 예선이 시작된다.

이번 아시안게임 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크래프톤은 다른 참가게임 개발사들보다 특별히 많은 공을 들여야 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2021년 OCA로부터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그러나 올림픽 경기에 대인사격이 나와선 안된다는 당국 의견을 고려해 아시안게임 빌드를 새로 개발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핵심요소인 스카이다이빙, 오프로드 레이싱, 사격을 현대스포츠 형태로 녹여내는 데 성공했다.

크래프톤이 이렇게까지 한 이유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다른 아시아 국가에 알리는 것이 그만큼 중요해서다.

크래프톤은 2017년 PC 서바이벌게임 배틀그라운드를 출시해 선풍적 인기를 누렸다. PC 버전이 초고속인터넷 인프라가 잘 마련된 한국과 일본, 미국을 중심으로 흥행했다면 2018년 나온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주로 중국에서 반향을 일으켰다.

배틀그라운드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로 높은 실적을 누리면서 2021년 상장에도 성공했을 정도다. 배틀그라운드 IP가 지금의 크래프톤을 만들었고 여전히 회사의 캐시카우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지만 배틀그라운드의 인기가 예전같지 않으면서 실적이 뒷걸음질 치고 있다. 상장 초기 50만 원을 넘던 주가는 26일 14만8700원으로 추락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매출은 925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6% 감소했다.

이에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를 이어갈 다음 IP를 개발하는 한편 e스포츠를 통해 배틀그라운드의 저변을 넓힌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를 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항저우서 크래프톤 성장엔진 재점화, 배그 저변 확대할 절호의 기회

▲ 크래프톤은 잠재력이 높은 인도 등 신흥국가 시장에서 배틀그라운드를 흥행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크래프톤이 바라보고 있는 시장은 동남아시아와 인도, 중동의 신흥국가들이다. 이들 나라들은 스마트폰 보급과 모바일게임 확산속도가 빨라 게임업계에서 중요한 시장으로 떠오르는 있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모바일게임 시장은 2021년 40%, 2022년 12% 성장했다. 인도는 2021년 63%, 2022년 75%의 성장률을 보였다. 중동 모바일게임시장 규모와 성장률은 정확히 나와있지 않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의 모바일게임 시장이 연평균 10%대 성장률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는 UAE와 함께 중동의 양대 모바일콘텐츠 시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이미 한국을 제치고 배틀그라운드모바일 매출 순위 4위(중국, 미국,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순서) 국가로 부상하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선 크래프톤을 대신해 텐센트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서비스하고 있다.

앞으로 크래프톤이 풀어야 하는 과제는 다양한 언어와 독특한 시장환경을 가진 이들 나라들에 어떻게 배틀그라운드 IP를 알리느냐 하는 것이다.

실제로 크래프톤은 이제 막 열리고 있는 시장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했던 고초를 겪기도 했다. 2022년에는 중국과 관계가 나빠진 인도 정부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서비스를 중단하는 사태를 겪었다. 현지 정부가 중국 게임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다행히 2023년 크래프톤이 게임을 직접 서비스하는 조건으로 인도 서비스를 재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런 점에서 국가별 대항전인 아시안게임은 배틀그라운드에 관심 없었던 전 세계 사람들과 각국 정부 관계자에게 게임을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