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국내증시 존재감 커진다, ‘구관이 명관’ 기관 스테디셀러 종목 볕드나

▲ 국민연금이 오랜 기간 미뤄졌던 대대적 개편에 기지개를 켜며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거란 전망이 나온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최근 발표된 연기금 운용 개편안으로 국민연금의 국내증시 투자규모 확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의 규모를 키우고 주식투자 비중을 늘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인데 기관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시가총액 상위(블루칩) 종목들이 수혜를 볼 거란 전망이 나온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보건복지부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가 발표한 연금개편안이 공청회 등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10월 정부안으로 확정될 전망이다.

개편안의 골자는 △연금보험료율을 9%에서 15%로 인상, △지급개시연령을 63세에서 68세로 조정, △기금투자수익률을 4.5%에서 5.5% 수준으로 상향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연금의 조기 고갈을 막는 것이 핵심 목표다.

세 가지 방안이 동시에 시행될 경우 연금 최대적립액 도달 시점이 2040년에서 2082년까지로 늦춰지며 최대적립액은 1755조 원에서 8797조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업계에선 추산하고 있다.

물론 정부안이 발표된 이후에도 국회에 상정돼 국민연금법 개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변수는 존재한다. 그러나 이전과 비교해 이번 개편안은 통과 가능성이 상당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존 연금개편안은 민심의 저항으로 대대적인 변화를 도모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는 인구소멸 위기감이 강해진 상태로 여론지형이 바뀌어 있다. 연금 개편을 선거 공약으로 천명했던 현 정부의 지원 의지도 강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편안이 원안대로 통과된다면 국내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거란 전망이 나온다. 불어난 적립액에서 수익률을 현재 수준보다 1.0%포인트 늘리려면 위험자산 비율을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앞서 밝힌 향후 투자 기조와도 궤를 같이 한다. 현재 국민연금의 중기 자산배분 목표는 2028년까지 주식투자 비중은 44.2%에서 55%로 높이고 채권 비중은 39.8%에서 30%로 줄이는 것이다.

NH투자증권 전망에 따르면 향후 5년 동안 국민연금기금은 국내주식을 연평균 약 12조 원씩 순매수해 2028년 투자규모를 203조2천억 원까지 늘릴 수 있게 된다.

우선 증시에서 전반적인 지수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근 지수 상승을 이끈 개인투자자들의 지난 5년 연평균 순매수 금액이 평균 25조 원인데 그 규모의 절반 수준에 달하는 금액이 향후 5년 동안 꾸준히 유입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지수 상승은 오랜 기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은 전반적인 지수 상승보단 개별 수혜 종목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국민연금이 현재 자산군 내 선호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산업 판도가 바뀌지 않은 채 기금의 자금 규모만 달라진다면 국민연금은 우선 기존에 긍정적으로 바라보던 종목들의 비중을 늘리는 것부터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민연금 국내증시 존재감 커진다, ‘구관이 명관’ 기관 스테디셀러 종목 볕드나

▲ 국민연금의 최선호 종목은 여전히 삼성전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포트폴리오 내 비중 상위 10개 종목은 삼성전자(20.0%), LG에너지솔루션(4.4%), 삼성바이오로직스(3.2%), SK하이닉스(3.2%), 삼성SDI(2.6%), LG화학(2.6%), 네이버(2.0%), 현대차(1.8%), 포스코홀딩스(1.7%), 셀트리온(1.4%) 순이다.

다만 올해 들어 국민연금이 개별종목 지분 조정 등을 거치며 선호도에 일부 변화가 생겼을 수 있다.

따라서 현재 국민연금 포트폴리오 내 비중이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보다 높은 종목들이 선호도를 더 잘 반영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기준 코스피 대비 국민연금기금의 보유 비중이 큰 종목(연금 포트폴리오 내 비중과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의 차이) 10개는 삼성전자(2.7%포인트, 이하 포인트 생략), SK하이닉스(0.65%), 네이버(0.38%), 포스코홀딩스(0.33%), 현대차(0.32%), 현대모비스(0.3%), KB금융(0.28%), LG이노텍(0.28%), 삼성SDI(0.23%), LG전자(0.23%) 순이다.

두 순위에 모두 이름을 올린 종목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네이버, 포스코홀딩스,  현대차, 삼성SDI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