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SMIC 7나노 반도체에 미국 중국 여론전, 무역규제 효과 해석 엇갈려

▲ 화웨이 스마트폰에 적용된 반도체가 SMIC 7나노 미세공정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지며 미국과 중국에서 여론전이 벌어지고 있다. 메이트60프로 이미지. <화웨이>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화웨이 스마트폰에 탑재된 SMIC의 7나노 파운드리 공정 기반 반도체를 두고 미국과 중국 언론이 서로 엇갈린 해석을 내놓으며 여론전 양상을 띠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번 사례가 대중국 규제에 보완할 점을 보여준다는 논평을 내놓은 반면 중국 관영매체는 미국이 무리한 시도로 ‘역풍’을 맞고 있다는 근거라는 관측을 제시했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5일 “화웨이 메이트60프로는 미국 규제를 우회하고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중요한 전환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메이트60프로는 화웨이가 최근 발표한 신형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다. 화웨이 자체 기술로 설계하고 중국 파운드리 업체 SMIC가 제조한 시스템반도체가 탑재되어 있다.

SMIC가 7나노 미세공정으로 생산한 반도체가 해당 제품에 적용된 것으로 추정되면서 전 세계 반도체기업과 미국 정부는 모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기업은 미국의 수출규제 영향을 받아 7나노 반도체를 상용화할 수 없을 것으로 추정됐는데 이런 예상이 빗나갔기 때문이다.

글로벌타임스는 화웨이와 SMIC의 성과를 강조하며 미국 정부의 반도체 규제가 “감당하지 못할 위험한 도박에 불과했다”는 평가도 내놓았다.

미국 정부의 압박은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규제 영향을 극복하기 위해 기술 발전에 오히려 더 속도를 내도록 만드는 자충수에 불과했다는 의미다.

글로벌타임스는 “대중국 규제를 지지하던 미국의 강경파들은 큰 공황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매우 혼란스럽고 갈피를 잡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한 씽크탱크 관계자는 글로벌타임스를 통해 “미국의 중국 반도체 규제는 단기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장기 관점에서는 반드시 실패하고 말 것”이라는 의견도 전했다.

반면 블룸버그는 화웨이의 신형 스마트폰 출시를 두고 글로벌타임스와 다소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블룸버그는 논평을 통해 “화웨이 반도체는 미국 규제가 쓸모없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다만 보완할 점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으며 이런 사례는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이번 반도체 기술 개발 성과를 자축하기는 너무 이르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SMIC의 7나노 반도체 생산 공정이 지나치게 복잡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전했다.

이를 비행기에 비유하자면 고성능 엔진을 장착하는 대신 낮은 성능의 엔진을 여러 개 붙여 빠른 비행속도를 구현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해석도 이어졌다.

TSMC나 삼성전자, 인텔 등 파운드리 상위 기업과 비교하기 아직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블룸버그는 미국 규제로 중국 반도체기업들이 추가 기술 발전에 필요한 핵심 장비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도 앞으로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중국이 미국의 압박을 이겨내고 7나노 반도체 상용화에 성공한 것은 확실히 인정할 만한 성과라는 평가도 이어졌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이러한 기술 발전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미국과 동맹국이 더 다양한 방식을 활용해 대중국 규제를 강화하며 허점을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정부가 화웨이와 SMIC의 7나노 반도체 상용화를 계기로 규제 강화에 더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는 조사기관 테크인사이츠 분석을 인용해 “중국의 7나노 반도체 개발은 미국이 정통으로 뺨을 맞게 된 셈”이라며 “미국의 기술이 필요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