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에너지 고효율 가전으로 유럽 공략, 류재철 스마트홈 플랫폼도 장착

▲ LG전자가 에너지 효율을 앞세워 유럽 빌트인 가전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LG전자가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 제품 라인업을 통해 유럽 빌트인 가전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은 유럽에서 에너지 비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면서 에너지 절약에 큰 도움이 되는 스마트홈 플랫폼을 무기로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의 스마트홈 플랫폼 'LG씽큐'는 외부에서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에너지 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류 사장은 이를 통해 유럽시장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빌트인 가전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3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유럽에선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뿐 아니라 최근 호주 LNG공장 파업 등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을 경험하면서 효율적 에너지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유럽은 러시아산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2030년까지 에너지소비에서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해 탄소중립을 실현하자는 ‘리파워 EGU’ 계획을 2022년 선언하기도 했다.

류 사장은 이런 유럽의 에너지 조달의 구조적 취약성을 눈여겨보고 LG전자가 강점을 보이는 인버터 모터와 컴프레서 등 차별화된 부품 기술력을 토대로 에너지 효율을 높인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인버터는 컴프레서와 모터에 공급되는 전력을 원하는 전압과 주파수로 변환해 운동속도를 자유롭게 바꿔주는 부품이다. 에어컨이나 냉장고, 건조기, 세탁기와 같은 생활가전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데 핵심적 역할을 한다.

LG전자는 현지시각 9월1~5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2023에서 인버터를 비롯한 첨단 가전제어 기술에 기초해 에너지효율을 극대화한 세탁기, 건조기, 냉장고, 식기세척기 등을 선보이며 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할 채비를 하고 있다.

류 사장은 IFA2023 참가를 알리는 자료에서 “앞선 에너지 기술을 적용한 고효율 가전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환경과 고객 모두를 생각할 것이다”고 말하며 유럽시장 공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LG전자 에너지 고효율 가전으로 유럽 공략, 류재철 스마트홈 플랫폼도 장착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사진)이 유럽에서 에너지 절약에 큰 도움이 되는 스마트홈 플랫폼을 무기로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특히 류 사장은 빌트인 가전이 발달한 유럽의 특징을 고려해 빌트인 제품군에도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능을 넣어 현지 시장 영향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유럽은 100년 이상 된 오래된 건축물들이 많고 좁은 특징을 보이며 인테리어 등 건축에 대한 규제가 강해 기존 틀에 가전을 맞춰 넣는 빌트인 가전이 발달해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유럽 빌트인 가전 시장 규모는 약 224억 달러(약 30조 원)로 글로벌 빌트인 시장의 약 38%를 차지했다. 글로벌 전체 가전 시장에서 빌트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약 30%에 이른다.

류 사장으로서는 유럽 빌트인 시장이 전체 가전 시장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눈여겨 볼 수밖에 없는 셈이다.

LG전자는 2018년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브랜드를 앞세워 유럽 빌트인 가전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다만 유럽 빌트인 가전 시장은 독일의 밀레와 보쉬, 스웨덴의 일렉트로 룩스, 미국의 월풀 등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LG전자로서는 글로벌 가전1위 업체임에도 도전자 입장에 놓여 있다.

LG전자는 유럽 빌트인 가전 후발주자라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유럽 명품 가구회사인 발쿠치네(Valcucine), 시크(SCIC), 지메틱(SieMatic), 불탑(Bulthaup) 등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을 이어가면서 사업확장을 위한 토대를 구축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에너지 효율을 높인 인스타뷰 오븐, 식기세척기, 후드 일체형 인덕션, 상냉장 하냉동 냉장고 등 새로운 빌트인 가전 라인업을 구성해 유럽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특히 인스타뷰 오븐의 경우 첨단 에너지 제어기술이 적용돼 적은 에너지를 소비할 뿐만 아니라 도어를 열지 않고도 조리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 열손실이 적다. 오븐 요리가 발달된 유럽시장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냉장고의 경우도 LG전자의 첨단 인버터 기술이 적용돼 높은 에너지 효율을 갖췄고 소음도 적어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류 사장은 LG전자 빌트인 가전에 스마트홈 플랫폼 ‘LG 씽큐’를 접목해 실시간으로 에너지 사용량을 확인하고 가전을 제어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도 강화하고 있어 유럽 빌트인 가전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역량을 키워나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LG전자가 높은 에너지 효율을 갖춘 빌트인 제품 라인업을 확장해 구조적으로 에너지 취약점을 지닌 유럽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현지 빌트인 가전 시장 후발주자로서 영향력을 확대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바라본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유럽은 러시아에 전통적으로 높은 에너지 의존도를 보여왔다”며 “최근 에너지 공급처 다변화 전략을 펴고 있지만 여전히 취약성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LG전자가 에너지 효율을 높인 현지 맞춤형 제품군 강화하는 것은 유럽 소비자들에게 강한 호소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
 
LG전자 에너지 고효율 가전으로 유럽 공략, 류재철 스마트홈 플랫폼도 장착

▲ LG전자가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IFA 2023'에서 선보이는 스마트홈 플랫폼 LG 씽큐 홈 전시 공간 모습. < LG전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