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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롯데그룹 계열사 소유의 골프장 부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후보지로 떠오르면서 롯데그룹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이 부지에 사드가 배치되면 롯데그룹의 중국사업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하지만 검찰수사가 진행되는 만큼 정부에서 부지를 요청할 경우 거절하기도 힘들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스카이힐 성주CC 골프장 부지가 사드 배치 후보지로 급부상했다.
롯데스카이힐 성주CC는 롯데상사가 2009년 부지를 사들여 소유하고 있으며 호텔롯데 리조트사업부에서 운영을 맡고 있다.
부지는 총 178만㎡로 이 가운데 96만㎡는 골프장으로 만들어져 운영되고 있으며 82만㎡는 개발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다.
정부는 당초 성주군 성산포대에 사드를 배치하려고 했으나 성주 군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제3의 부지를 지정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였는데 이 과정에서 롯데스카이힐 성주CC 골프장이 유력후보로 꼽히고 있다.
롯데스카이힐 성주CC 골프장 부지는 기존 후보지인 성산포대보다 북쪽으로 약 18㎞ 북쪽에 있다. 함께 후보지로 거명되는 염속산과 까치산 등은 접근성 등 부지 여건이 상대적으로 나빠 사드 배치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실무선에서 제3후보지로 거론되는 성주군 초전면 롯데 스카이힐 성주CC 골프장 인근 지역을 세차례 실사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 롯데그룹으로서는 곤혹스럽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한반도 사드 배치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경제제재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롯데그룹 계열사 소유 부지에 사드가 배치될 경우 당장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면세점사업이나 계열사들의 중국수출 및 현지사업 전개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중국에서 14조 원의 매출을 냈다.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등의 계열사가 현지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롯데푸드는 중국에 분유 수출을 확대하며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면세점사업의 경우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매출의존도가 78%에 이를 정도로 높아 중국리스크에 더욱 치명적이다.
정부가 한반도 사드 배치를 발표하고 난 뒤 중국정부는 비자발급을 까다롭게 하거나 한류 콘텐츠 규제를 강화하는 등의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정부가 조만간 한국에 대한 투자와 무역을 직접적으로 제한하는 방식으로 사드 배치 철회를 위한 압박의 수위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정부에서 부지 제공을 요청할 경우 롯데그룹이 거절할 형편이 아니라는 점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를 대대적으로 받고 있다. 최근에는 신 회장의 핵심 측근 3인방 가운데 한명으로 꼽히는 소진세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는 등 신 회장을 향한 수사의 올가미를 조이고 있다.
롯데그룹은 이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