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구글과 유튜브를 운영하는 기업인 알파벳이 2분기 깜짝실적에 힘입어 주가가 반등하면서 서학개미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초기 우려와 달리 AI(인공지능) 기술을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것이 성과로 확인되면서 뉴욕 월가 증권사들도 줄줄이 알파벳의 목표주가를 높이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알파벳 '어닝 서프라이즈'에 월가 환호, AI 사업 기대에 목표주가 줄줄이 상향

▲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깜짝실적을 기록한 결과 주가가 탄력을 받고 있다. < iStock >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미국증시에서 알파벳A 주가는 5.78% 급등한 129.27달러(약 16만5천 원)에 거래를 마쳤다.

알파벳은 A와 C 두 가지 주식이 상장돼 있는데 C는 우선주의 성격을 지닌다.

알파벳은 올해 상반기 미국 증시를 이끈 대표적인 7대 대형주(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메타, 테슬라, 엔비디아)에 속한다. 

이들 종목은 올해 상반기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그러나 알파벳은 이 가운데서도 유독 뒤처지는 흐름을 보였다. 7개 종목의 상반기 평균 주가상승률은 약 90%였으나 알파벳은 같은 기간 24.31% 상승하는 데 그쳤다.

그 배경에는 상반기 챗GPT 등 생성형AI의 등장으로 구글의 검색 영향력이 약화될 거라는 우려가 있었다. 또 미국 경기침체 우려로 미국 기업들이 광고를 줄여 알파벳의 광고 매출이 줄어들 거라는 불안감도 작용했다. 알파벳 매출 가운데 광고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93%에 이른다.

그러나 알파벳이 전날 발표한 2분기 실적은 오히려 시장 전망치보다도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매출은 746억 달러(약 95조 원)로 전년 대비 7.1%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도 218억 달러로 12.3%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망치보다도 각각 2.4%, 8.6% 높은 수치로 깜짝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단순한 기우로 지나가며 미국 기업들의 업황이 점차 개선되자 광고 수주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두 개 분기 연속 역성장하던 구글의 광고 매출이 2분기엔 581억 달러로 성장전환했으며 전망치인 575억 달러보다도 높았다.

유튜브를 통한 광고 매출도 신기능인 ‘쇼츠’(30초 이하 단편영상)에 힘입어 4.36% 성장한 76억 달러를 기록하며 4개 분기 만에 역성장에서 벗어났다.

특히 우려와 달리 생성형AI는 알파벳의 경쟁자가 아닌 조력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알파벳 '어닝 서프라이즈'에 월가 환호, AI 사업 기대에 목표주가 줄줄이 상향

▲ 우려와 달리 알파벳은 구글 '바드' 등 생성형AI를 통해 오히려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NextPit >


챗GPT와 Bing(마이크로소프트의 검색엔진)이 먼저 생성형AI를 도입했으나 이들의 영향력이 줄어든 사이 구글의 자체 생성형AI ‘바드’는 구글의 기존 검색 역량을 강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구글 검색 페이지를 떠나 챗GPT나 Bing으로 옮기기 보다 구글의 자체 생성형AI가 나오기까지 기다렸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생성형AI를 통해 구글이 검색 광고 시장에서 지니는 독점적 영향력은 오히려 더욱 강해졌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알파벳의 미래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우선 AI가 알파벳 제품들에 본격 도입되고 있다. 검색을 넘어 광고기능에도 AI를 도입하며 맞춤형 광고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투자은행인 오펜하이머에 따르면 알파벳이 생성형 AI를 예상보다 일찍 검색 서비스에 도입한 결과 80%의 광고주들이 알파벳의 AI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원주 키움증권 연구원은 알파벳에 대해 매수를 추천하며 “알파벳은 생성형AI 모델을 80개 이상 보유하고 있는데 4~6월 동안 수요가 15배 증가했다”며 “여행, 비즈니스, 보안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해 진출 가능 시장 규모가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점 신사업인 클라우드 부문에서 흑자가 이어지는 점도 긍정적이다. 2분기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대비 28% 성장한 80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4억 달러로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AI 서비스 수요는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클라우드가 또 다른 수익원으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광고 이외 기타 서비스에 속하는 유튜브 프리미엄과 TV 구독자 수도 예상보다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월가의 분석가들은 목표주가를 연이어 높이고 있다. 데이터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알파벳의 실적 발표 이후 알파벳 목표주가를 150달러 이상으로 높인 연구원들이 12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파벳 주가는 150달러를 넘은 적이 없다.

로즌블랏 증권의 바튼 크로켓 연구원은 알파벳 목표주가 132달러에서 163달러로 높이며 “향후에도 광고시장은 반등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돼 알파벳의 매출 성장도 이어질 것이다”며 “우려와 달리 AI의 성장은 오히려 알파벳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은행인 니덤의 로라 마르틴 연구원도 목표주가를 115달러에서 140달러로 높이며 “챗GPT의 등장은 알파벳의 검색시장 지배력 감소가 아닌 오히려 강화를 이끌어 냈다”며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자극한 꼴”이라 말했다.

에릭 셰리단 골드만삭스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140달러에서 152달러로 높이며 “알파벳이 생성형AI 산업 확대의 최대 수혜자라는 관점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나스닥에 따르면 현재 35명 월가 연구원들의 알파벳에 대한 종합 투자의견은 ‘강한 매수’이며 평균 목표주가는 149달러로 집계됐다. 현재 주가 수준에서 19.73%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