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GS건설이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 도시정비시장에서 수주전에 시동을 걸고 있다.
GS건설은 인천 검단아파트 사고 뒤 서울 강남 등의 신축 ‘자이’ 아파트 단지에서 각종 하자문제까지 불거지면서 부실시공 이미지가 퍼지고 있다. 하반기 자이 브랜드의 수주 성과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 GS건설이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 도시정비시장에서 수주전에 시동을 걸고 있다. 사진은 GS건설 본사.
26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최근 서울 송파구 가락프라자아파트 재건축사업 현장설명회에 참석했다. 가락프라자 재건축사업은 GS건설이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뒤 서울 핵심지에서 처음 나서는 수주전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가락프라자 재건축사업 수주전은 자이 브랜드를 향한 실제 시장의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앞서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뒤 첫 수주전이었던 경기 안양시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에서 시공권을 확보하면서 주택사업 회생의 불씨를 살렸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그 뒤 같은 달 서울 월계동신아파트 재건축사업도 수주하면서 2022년 도시정비부문에서 1조 원대(1조307억 원) 수주실적을 지켰다. 2021년 수주실적 1조5천억 원과 비교해 소폭 줄어드는 수준에서 방어에 성공한 셈이다.
GS건설도 이번 가락프라자아파트 재건축사업 수주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가락프라자 재건축사업 시공사 선정 입찰은 9월 진행될 예정인데 이미 공개적으로 입찰 의사를 밝힐 정도로 적극적이다.
가락프라자아파트는 서울 송파구 가락동 199번지 일대 최고 12층 높이 아파트 11개 동, 674세대 단지다. 1985년 준공돼 연차가 40년에 가깝다.
가락프라자아파트는 이번 재건축을 통해 최고 35층 높이의 1166세대 대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예정 공사비가 5050억 원에 이르는 대형 사업지다.
가락프라자아파트는 8호선 문정역, 5호선 개롱역 사이에 위치해 송파구 중심지는 아니다. 하지만 송파구 최대 규모 리모델링단지인 가락쌍용1차(2373세대 조성 예정)를 비롯해 주변 지역에서 정비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에 7월 셋째 주 열린 현장설명회에도 GS건설을 비롯해 현대엔지니어링, 한화건설,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쌍용건설 등 건설사 6곳이 참석해 관심을 보였다.
GS건설은 가락프라자아파트에서 현대엔지니어링과 맞대결이 예상된다.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둘 다 입찰의사를 내놓으며 전면전 태세를 갖추고 있다.
GS건설의 가락프라자아파트 수주전 성공 여부는 올해 하반기 도시정비사업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인천 검단아파트 사고 여파에서 벗어날 수 있을 지를 확인하는 시금석이 될 수 있다.
GS건설은 7월 초 국토부의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조사결과가 발표된 뒤 5500억 원을 들여 단지 전체를 전면 재시공하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GS건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2014년 1분기 이후 9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이날 GS건설 실적발표에 따르면 회사는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4950억 원, 영업손실 4138억 원, 순손실 2797억 원을 낸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2022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4.6%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신용평가사들은 GS건설이 인천 검단아파트 사고로 직접적 비용부담 외 자본시장 접근성이 약해지면서 현금흐름 및 재무구조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 등을 신용도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도 이번 사고가 GS건설 기업가치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잇따라 목표주가를 큰 폭으로 낮췄다.
다만 GS건설의 재무여력, 이익창출력 등을 고려할 때 실적과 재무적 타격은 단기적 영향에 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신용평가사와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인천 검단아파트 사고 여파를 가늠하는 데는 무엇보다 ‘자이’ 브랜드 이미지와 시장 신뢰도 훼손에 따른 수주경쟁력 약화 문제에 관한 확인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송파구 가락프라자 수주전은 하반기 예정된 GS건설의 다른 서울 대형 도시정비사업장 수주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동 278-2번지 일대 노량진1 재정비촉진구역 모습. <연합뉴스>
GS건설은 올해 하반기 오랫동안 공을 들여 온 노량진1구역 재개발사업부터 한남4구역, 미아2구역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GS건설은 상반기 도시정비 수주실적이 1조1156억 원이다. 올해 상반기 도시정비시장은 부동산 경기침체 지속, 원자재값 상승 등 대내외적 시장 요인으로 전체가 저조한 분위기를 보였다.
GS건설 외에도 시공능력평가 10위권 건설사 가운데 포스코이앤씨를 제외한 나머지 건설사들은 도시정비 수주실적이 1조 원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압구정 2~5구역부터 여의도 한양아파트, 한남4·5구역 등 상징성이 큰 알짜 사업장들이 대기하고 있는 데다 서울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 일부개정안 시행으로 도시정비시장에서 본게임이 펼쳐질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GS건설은 이밖에도 현재 경기도 군포시 산본1동1지구 재개발사업 수주전도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다,
GS건설은 앞서 6월 산본1동1지구 현장설명회에 참석했다. 산본1동1지구 현장설명회에는 GS건설을 비롯해 삼성물산, 현대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대우건설, 호반건설, 우미건설, 화성산업 등 9개 건설사가 몰려 관심을 보였다.
산본1동1지구는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78-5번지 일대 약 8만4398㎡에 지하 4층∼지상 35층 높이의 아파트 2021세대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짓는 사업이다.
업계에 따르면 GS건설과 현대건설, 대우건설이 입찰에 적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산본1동1지구 재개발사업 입찰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본1동1지구는 8월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한다.
도시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GS건설은 검단 사고 뒤에도 분양이나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을 당초 계획대로 진행하는 모습”이라며 “다만 8월 건설현장 추가 안전점검 결과가 도시정비 수주전에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