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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프 이멜트 제너럴일렉트릭(GE) CEO |
100년 전통의 제네럴일렉트릭(GE) 가전사업부는 누구 손에 넘어갈까?
제프 이멜트 제네럴일렉트릭 CEO가 가전사업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가전사업부는 GE에서 애물단지 취급을 받아 꾸준히 매각이 추진돼왔으나 규모가 큰 탓에 성사되지 못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인수자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지만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아 중국업체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GE는 조만간 열리는 이사회에서 가전사업부 매각에 관한 논의를 구체화하기로 했다. GE 관계자는 “매각을 성사하기 위해 후보기업들과 적극적으로 논의를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이멜트는 올해 초 투자자들에게 “산업사업부를 핵심사업부로 키우고 이외 사업부는 모두 정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멜트는 사업부를 정리하면서 확보할 목표액을 40억 달러로 잡았다. 이 가운데 가전사업부는 최대 25억 달러를 차지한다.
이멜트는 산업사업부 몸집을 집중해 키우고 있고 최근 170억 달러를 들여 프랑스의 에너지 및 철도기업 알스톰 인수를 이끌어냈다.
이멜트는 2001년 CEO가 되고 난 뒤 에너지 및 환경산업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완전히 틀었다. 이멜트는 당시 앞으로 저성장시대에 돌입할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사업을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멜트의 이런 기조에 따라 GE는 소비재사업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GE가 이번에 가전사업부를 매각할 경우 GE에서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군은 남아있지 않게 된다. GE의 가전사업부는 냉장고, 세탁기, 식기세척기, 조명 등을 생산하고 있다.
GE는 2008년 골드만삭스를 주간사로 선정해 가전사업부 매각을 추진한 적이 있다. 그러나 당시 미국 경기침체가 극심한 시기여서 아무도 인수자로 나서지 않았다.
이멜트는 매각에 실패하자 해외시장에 GE 가전제품의 매출을 확대하기 위해 주력했다. 이멜트는 당시 “GE 가전제품이 미국이라는 단일시장에 묶여있어 미국경제에 영향을 크게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멜트는 제품개발에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고 2010년 켄터키공장에 약 3천여 명 근로자를 투입했다. 이멜트는 GE 평사원에서 출발해 1989년 GE가전 부사장에 올라 2년 동안 가전사업부를 이끈 경력도 있다.
하지만 인건비가 오히려 수익성의 발목을 잡았다. GE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억81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가전사업부는 전체 영업이익에서 겨우 2% 수준을 차지한다. 가전사업부 매출도 83억 달러로 전체 매출의 6% 정도에 그친다. 미국시장에서 점유율이 월풀과 스웨덴의 일렉트로닉스에 밀려 3위에 머무르고 있다.
이멜트가 가전사업부의 매각에 성공하면 ‘이멜트 리더십’도 다시 조명될 것으로 보인다. 이멜트는 CEO 취임 후에도 전임자인 잭 웰치 회장의 그림자에 가려져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알스톰 인수로 잭 웰치의 그림자에서 많이 벗어났다는 말도 듣는다.
GE 가전사업부의 인수 후보로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국내기업들도 물망에 올랐다. 그러나 두 기업은 이미 글로벌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1위를 다투는 상황이라 회의적 시각이 많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한국 가전업체들은 이미 세계시장에서 자리를 잡았고 기술력도 인정을 받고 있기 때문에 GE의 기술력과 브랜드 이미지가 한국 기업들에게 크게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한국기업들이 인수에 나설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
대신 중국 하이얼그룹이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하이얼그룹은 중국 1위 기업으로 2011년 일본 산요의 백색가전사업을 품에 안았다. 이어 미국시장에도 뿌리를 내려 지난해 295억 달러 매출을 올렸다.
멕시코의 마베도 GE의 협력사로 오랜 협력 관계를 맺어와 인수후보로 거론된다. 마베는 1987년부터 주방가전을 제조해 왔다. 마베는 GE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동종업계 중 세계최대 공장을 멕시코에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