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가 모델3 롱레인지 모델에 CATL의 LFP배터리를 탑재할 것이라는 외신의 분석이 나왔다. 테슬라 모델3 홍보용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테슬라가 모델3 등 전기차 주력 차종의 고사양 모델에도 삼원계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대신 중국 CATL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LFP 배터리는 그동안 한국 배터리 3사가 생산하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저렴하지만 주행거리 등 성능이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러한 약점이 상당 부분 보완된 것으로 추정된다.
4일 전기차 전문지 일렉트렉에 따르면 테슬라가 미국에서 판매를 재개하는 모델3 롱레인지 차종에 CATL 배터리가 적용될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테슬라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약 9개월 동안 주문을 받지 않았던 모델3 롱레인지 판매를 재개했다. 차량 인도 시기는 6월부터다.
일렉트렉은 해당 차종의 최대 주행거리가 ‘325마일(약 523km) 이상’으로 표기되었다는 점을 근거로 CATL의 LFP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지난해까지 판매된 모델3 롱레인지의 주행거리 358마일(약 576km)보다 조금 짧아졌기 때문이다.
테슬라 협력사인 CATL이 공급하는 LFP 배터리는 단가가 저렴하지만 배터리 밀도가 삼원계 배터리보다 낮아 주행거리가 비교적 짧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CATL이 배터리 기술 발전에 집중해 온 결과 삼원계 배터리와 기술 격차가 줄어들었고 결국 모델3 롱레인지에 탑재될 정도로 성능이 개선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당 차종의 가격이 4만8700달러부터로 지난해 판매를 중단한 시점보다 1만 달러 가까이 낮아졌다는 점도 중국산 LFP 배터리 탑재 가능성에 힘을 싣는 요인에 해당한다.
일렉트렉은 결정적으로 모델3 롱레인지에 적용되는 미국 정부 보조금이 최대 3750달러로 확인되었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미국이 아닌 지역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는 7500달러에 해당하는 최대 보조금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미국 내 공장에서 직접 생산하는 배터리를 적용하는 모델3 퍼포먼스 차종은 현재 7500달러의 보조금을 모두 적용할 수 있다.
CATL이 그동안 진입 장벽을 맞이하던 테슬라 롱레인지 모델에 배터리 공급을 시작했다는 점은 삼원계 배터리를 주력으로 하는 한국 배터리 3사에 위협요소가 될 수 있다.
테슬라는 그동안 주로 중국에서 생산하는 차량이나 저가형 모델에만 CATL 배터리를 적용했는데 이제는 LFP 배터리를 ‘대세’로 인정하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는 그동안 삼원계 배터리가 주행거리 등 측면에서 우수하다는 점을 앞세워 중국 경쟁사와 기술 차별화를 통해 미국 내 전기차 고객사 확보에 성과를 냈다.
그러나 테슬라가 장거리 주행 모델에도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판매가격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한 만큼 다른 전기차 경쟁사도 CATL과 같은 중국 기업의 LFP 배터리를 더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
특히 테슬라가 지금과 같이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을 앞세우며 경쟁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저렴한 배터리 수급은 전기차 제조사의 경쟁력 확보에 필수요소로 자리잡을 공산도 크다.
한국 배터리 3사도 최근 정부 지원정책에 힘입어 LFP 배터리 개발과 상용화에 뛰어들기로 했지만 CATL을 비롯한 주요 경쟁사를 단기간에 따라잡는 일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일렉트렉은 “가격 등 요소를 고려할 때 소비자들이 테슬라 롱레인지 모델을 선택할 만한 이유는 충분하다”며 “CATL이 테슬라에 배터리 공급을 늘리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라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