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화재가 1993년부터 사회공헌사업의 하나로 시작했던 안내견학교가 올해로 30돌을 맞는다. <삼성화재> |
[비즈니스포스트]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에버랜드로 376번길 1-27.’
영동고속도로를 빠져나와 놀이기구로 가득 찬 에버랜드를 왼편으로 끼고 북쪽으로 올라가다보면 국내에서 가장 큰 안내견 양성소인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를 만날 수 있다.
삼성화재가 1993년부터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시작했던 안내견학교가 올해로 30돌을 맞는다.
30일 삼성화재에 따르면 올해 10월께 안내견학교 30돌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해마다 안내견 기증식을 해왔는데 올해는 30주년을 맞아 10월쯤 행사를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는 안내견학교가 문을 연 뒤 1994년 첫 안내견인 ‘바다’를 시작으로 해마다 12~15마리의 안내견을 시각장애인에게 무상으로 분양하고 있다.
올해 4월 기준으로 모두 274마리의 안내견이 분양됐고 현재 72마리가 안내견으로 활약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안내견학교 사업 30돌을 맞아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5월31일까지 안내견 및 예비안내견 캐릭터와 명칭 공모전을 진행한다. 선정된 작품은 향후 웹사이트와 오프라인 홍보물, 기념품 제작에 활용된다.
최근에는 안내견을 소재로 한 장애이해 드라마를 제작해 18일 삼성화재 공식 유튜브와 KBS 1TV를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드라마는 후천적 시각장애를 얻게 된 주인공 태양이 안내견 갈채와 퍼피워커 자원봉사자 은서를 만나 일상을 회복하고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담았다.
삼성화재는 드라마에 시각장애인이자 안내견학교 직원인 유석종씨를 출연시켜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기도 했다.
각계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삼성화재의 안내견학교는 국내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 가운데 손꼽히는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 기업이 해마다 수십억 원의 운영비를 들여 오랜 시간 특정 사회공헌사업을 이어나간다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화재의 안내견학교 사업은 시각장애인의 보행 지원에만 그친 것이 아니라 장애인에 대한 권익 향상에도 상당한 역할을 했다.
삼성화재는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에 대한 인식 개선 캠페인을 진행해 1999년 장애인 보조견의 공공장소 출입 및 대중교통 탑승 권리를 보장하는 ‘장애인복지법’ 개정을 이끌어냈다.
삼성화재 안내견사업은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1993년 신경영선언에 따라 시작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당시 이 회장은 “진정한 복지 사회가 되려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배려하고 같은 사회의 일원으로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는 사회 구성원들의 따뜻한 마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그 뜻에 따라 안내견학교가 세워졌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이 회장의 남달랐던 반려견 사랑이 안내견학교 설립에 영향을 주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은 일본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개를 키웠고 삼성그룹 회장으로서 격무에 시달릴 때에도 집에 돌아오면 애견을 직접 씻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제일 사랑했던 포메라니안 품종의 ‘벤지’가 죽자 이 회장은 벤지의 체세포를 충남대학교 동물자원과학부 연구팀에 전달해 복제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이 회장은 ‘사람과 동물간에도 심적 대화가 가능하다’, ‘삶의 질이 윤택해지려면 애견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각별히 반려견을 아껴왔고 이러한 반려견과의 교감이 있었기에 안내견사업이 시작될 수 있었던 셈이다.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9월 안내견학교 분양식에 참석해 안내견사업을 통해 삼성화재의 나눔경영을 한층 적극적으로 펼쳐나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홍 사장은 “안내견 사업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관심과 노력으로 시각장애인의 더 나은 삶을 지원하고 안내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켜 왔다”고 평가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