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기아 미국 차량 도난사고 금전적 손해 최대 ‘1조 이상’ 분석 나와

▲ 현대자동차와 기아 차량 도난사고로 미국에서 발생한 피해 금액이 1조 원을 넘을 수 있다는 분석이 28일 나왔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에서 발생한 현대자동차와 기아 차량 도난사고로 발생한 피해 금액이 최대 6억 달러(약 8036억 원)에 이른다는 현지 보험사들의 분석이 나왔다. 

현대차와 기아가 차량 결함과 관련해 미국에서 다수의 소송에 직면한 만큼 판결에 따라 막대한 배상금을 지불하게 될 수도 있다.

28일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발생한 차량 도난사고 건수는 100만1967건으로 최근 15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미국 보험사들의 통계자료를 인용해 이렇게 보도하며 틱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된 ‘기아보이즈’ 챌린지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기아보이즈 챌린지는 현대차와 기아 차량을 특별한 도구 없이도 손쉽게 탈취해 시동을 걸 수 있다는 내용이 온라인상에서 널리 알려지며 청소년을 중심으로 유행처럼 퍼진 범죄행위다.

미국에서 판매된 현대차와 기아 차량 대부분이 보안 결함을 안고 있어 탈취에 취약한 만큼 청소년의 범죄를 조장하고 있다는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 18개 주 검찰총장은 교통당국인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전국적으로 현대차와 기아 차량 리콜을 실시해야 한다는 요구를 내놓았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모두 450만 대에 이르는 현대차 차량과 380만 대의 기아 자동차가 대상에 해당된다.

차량 도난 피해자가 늘어나며 현대차와 기아 차량 구매자들은 집단소송도 제기하고 있다. 다수의 미국 지방정부도 현재 소송을 걸었거나 관련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법원에 제출된 문서에 따르면 미국 내 보험사들은 현대차와 기아 차량 도난사고와 관련해 발생한 금전적 피해가 5억~6억 달러에 이른다는 집계를 내놓았다.

현대차와 기아 차량 결함 논란이 지난해부터 꾸준히 확산되어 왔는데 구체적인 피해 금액 추정치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량 도난 피해자들을 대변하는 변호사 켄 맥클레인은 비즈니스인사이더를 통해 "이번 사건은 전국적 대응이 필요한 문제"라며 "현대차와 기아가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맥클레인 변호사 측은 피해 금액이 보험사들의 추정치보다 더 높은 8억5천만 달러(약 1조1386억 원)에 이를 수 있다는 자체 분석도 제시했다.

최대 6억 달러의 추정치는 보험사들이 차량 도난사고와 관련해 지출한 금액일 뿐 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소비자들의 피해 금액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차량 도난사고가 꾸준히 발생하는 동안 모든 차량은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으며 다소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최근 들어서야 차량 구매자들에게 안전장치를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도난방지 소프트웨어를 배포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모든 차량을 대상으로 하기에는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

만약 미국 교통당국이 해당 차량을 대상으로 대규모 리콜을 결정하거나 법원에서 피해자 및 지방정부 측의 손을 들어준다면 현대차와 기아에 막대한 금전적 손해가 불가피하다.

도난사고에 취약한 결함을 안고 있는 차종은 2011년~2021년 사이 생산된 기아 차량, 2015년~2021년에 생산된 현대차 차량으로 알려졌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과 조 모렐 뉴욕주 하원의원도 현대차와 기아에 적극적 대응을 요구하면서 이번 사안은 정치권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용원 기자
 
현대차 기아 미국 차량 도난사고 금전적 손해 최대 ‘1조 이상’ 분석 나와

▲ 미국 델라웨어주 도버 경찰이 공개한 도난사고 피해 차량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