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윙맨이란 전투기 편대장의 오른팔로 편대장을 호위 및 엄호하고 동료들이 놓친 적기를 마무리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역할을 한다.
주로 젊은 조종사들이 맡는데 편대를 위해 위험한 역할을 수행하다 희생되는 인재들도 있었다. 이러한 희생을 앞으로는 무인기가 대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인기, 그중에서도 조종사의 곁을 지키는 무인편대기에 대해서 알아보고, 대한민국 공군을 위해 무인편대기를 만드는 대한항공의 방산사업부문도 살펴본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미래의 공중전은 유인기를 다수의 무인기가 보좌하는 모습이 될 것이라고 한다. 유인기의 제한된 무장을 무인기가 채워줘 작전 성공률을 높일 수 있고 적의 방공망이나 요격이 예상되는 지역에는 무인기를 앞세워 인간 조종사의 무사귀환을 보장할 수 있다.
이렇게 윙맨 역할을 맡는 무인기를 로열윙맨, 혹은 무인편대기라고 부른다. 최첨단 전투기와 합동임무를 수행해야하는 만큼 유인기와 편대비행이 가능한 수준의 항속거리와 기동력, 무장, 스텔스능력이 요구되며 유인기와 무인기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통신시스템도 필요하다. 이에 따라 가격도 기존 무인기 수준을 상회한다.
미국은 무인편대기 가격을 최대 2천 만 달러(265억 원) 수준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최첨단 무인공격기인 프레데터(50억 원)나 리퍼(90억 원)보다 확실히 비쌀 수 있지만 유인기인 FA-50(500억 원) KF-21(1천억 원) F-35(1700억 원)보다는 저렴하며 무엇보다 조종사의 희생을 줄여준다는 점에서 활발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세계 항공우주 분야를 이끌고 있는 미국은 2019년부터 스카이보그 또는 뱅가드 프로그램이란 이름으로 무인편대기 개발을 추진했으며 사업자로는 보잉과 제너럴아토믹스, 크라토스를 선정됐다.
보잉은 ATS, 크라토스는 발키리, 제너럴아토믹스는 어벤저라는 무인편대기 시제품을 내놨으며 모두 2021년 초도비행을 마쳤다. 보잉의 ATS는 호주 정부와도 무인편대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에는 항공사인 대한항공이 무인기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참고로 대한항공은 1975년부터 군용 항공기 위탁생산과 전투기 창정비사업을 해오고 있는 방산기업이기도 하다. 오랜기간 한국의 하늘을 지켜온 F5 제공호 전투기와 500MD 헬리콥터를 대한항공이 면허생산했다.
대한항공의 방위산업을 담당한 항공우주사업본부는 대한항공 매출의 5% 남짓을 차지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대한항공의 미래 성장동력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대한항공과 국방과학연구소는 2010년부터 스텔스 무인기를 개발해왔다. 양측은 2020년 기술개발이 70% 가량 완료했다고 밝혔으며 현재 초음속 기동의 마찰열을 견딜 수 있는 소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 이들이 만든 국산 스텔스 무인기들이 속속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은 2019년부터 퇴역이 진행중인 500MD 헬리콥터의 무인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2022년 6월에는 부산에 차세대 스텔스 무인기 개발센터를 설립해 각종 스텔스무기 생산을 위한 자체 기술 확보에도 나섰다.
2023년 현재 대한항공은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KUS-LW 무인편대기를 개발하고 있다. KUS-LW 무인편대기는 길이 10.6m, 날개 폭 8.4m에 이르는 스텔스 무인기인데 2025년 첫 비행을 한 뒤 2027년에는 유인기와 합동작전도 한다는 계획을 잡고 있다.
KUS-LW 무인편대기와 호흡을 맞출 유인기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개발하고 있는 4.5세대 전투기 KF-21 보라매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된다면 보라매 한 대를 대한항공의 무인편대기 3대가 지키는 식의 작전이 가능하다.
대한항공이 최첨단 전투기와 편대비행 및 공중임무수행이 가능한 수준의 무인편대기를 만들 수 있다면 이는 곧 보라매 수출이 곧 KUS-LW 수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뜻하게 된다.
그렇게 된다면 대한항공은 국제 여객 경기에 따라 부침을 겪어온 항공운수업 일변도에서 벗어나 점점 중요해지는 항공우주 분야에서 입지를 키워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이 개발한 무인편대기들이 KF-21 보라매와 함께 한국의 하늘을 지키는 날이 올까? 앞으로 무인전투기라고 하면 대한항공을 떠올리게 될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