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가 증권과 보험 등 비은행사업을 강화한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신한금융지주와 더욱 치열한 선두경쟁을 벌이게 됐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22일 “KB금융은 현대증권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보험·캐피탈·증권 등 모든 비은행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며 “비은행사업 부문의 이익이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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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
KB손해보험은 상반기에 순이익 1753억 원을 냈는데 2015년 같은 기간보다 64.4% 증가했다. 일반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크게 떨어져 순이익이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에도 실적호조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손해율은 보험사에서 받은 보험료 가운데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뜻한다. 손해율이 77~78%보다 낮을수록 보험사의 보험영업이익이, 높을수록 보험영업손실이 증가한다.
KB캐피탈은 쌍용자동차와 합작해 세운 SY오토캐피탈을 통해 자동차금융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전체자산도 6월 기준 6조5천억 원으로 2015년 같은 기간보다 16.7% 늘었다.
KB금융은 3분기부터 연결기준 전체실적에 현대증권 실적도 반영하면서 전체 순이익에서 비은행사업의 비중도 약 3%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은 KB손해보험(33.29%), KB캐피탈(52.02%), 현대증권(29.62%) 지분율을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KB금융이 보유한 자회사 지분율을 높이면 전체 실적에 반영되는 수익도 늘어나 연간 순이익 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목표로 제시했던 비은행사업의 중 40%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다른 비은행회사를 인수합병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허정수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21일 상반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비은행사업과 관련된 추가 인수합병의 기회를 끊임없이 살펴보며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도 KB금융의 추격에 대비해 비은행사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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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
신한금융은 최근 신한금융투자에 대한 5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는데 KB금융의 비은행사업 확대와 그에 따른 성과를 염두에 둔 결정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금융은 재무적 안정성을 감안해 계열사 증자를 쉽게 결정하지 않는 편이지만 KB금융에서 현대증권을 인수한 뒤 한동우 회장이 증자에 직접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최근 신한카드의 간편결제서비스 ‘판페이’ 플랫폼을 활용한 통합멤버십 서비스 ‘신한판클럽’을 출시하는 등 실적이 좋은 자회사인 신한카드에도 힘을 싣고 있다.
신한카드는 상반기에 순이익 3552억 원을 냈는데 2015년 같은 기간과 비슷한 규모다. 카드결제수수료 인하라는 악재에도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낸 셈이다.
KB국민카드가 상반기에 순이익 1533억 원을 냈는데 2015년 같은 기간보다 9.2% 줄어든 것과 비교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