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CJ대한통운이 화물운송중개 플랫폼 더운반(The Unban)의 시장 안착을 위해서 애쓰고 있다.
CJ대한통운은 국내 1위의 물류기업이지만 화물운송중개 플랫폼 분야에서는 시장을 선점한 중견 물류업체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 CJ대한통운이 화물운송중개 플랫폼 더운반의 시장안착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앞서 CJ대한통운은 2015년 화물운송중개 플랫폼 헬로를 출범시킨 적이 있는데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은 CJ대한통운 화물운송차량. |
CJ대한통운은 2015년에도 화물운송중개 플랫폼 헬로를 출범했다 사실상 실패했는데 이번에는 더운반을 통해 만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일 CJ대한통운은 더운반 사용자를 늘리기 위해 화물차 차주들에게 다양한 유인책들을 제시하고 있다.
더운반은 CJ대한통운이 지난해 12월 출범을 알린 화물운송중개 플랫폼이다. 최형욱 CJ대한통운 운송플랫폼담당 경영리더가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우선 CJ대한통운은 4월 한 달 동안 더운반을 통해 화물운송을 만료한 차주에게 최대 5만 원의 지원금을 주는 이벤트를 통해 더운반 사용을 유도하고 있다.
또한 지난달 말 자사의 택배, 항만하역운송(P&D), 물류센터 운영·배송(W&D)등의 화물과 CJ제일제당의 화물 등의 내부 운송물량 일부를 더운반에 올리기로 결정했다.
이는 더운반을 이용하고 있는 차주들의 건의사항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차주들이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커뮤니티에서는 더운반에 올라오는 화주의 주문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자주 제기되고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지난해 말 서비스 출시 후 4개월 간 시범 운영을 진행해왔다"며 "화주, 차주가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수 있도록 기능을 고도화하고 신규화주를 통해 물량을 더욱 확보하는 등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물류업계는 CJ대한통운의 내부 물량을 끌어올 수 있는 더운반이 플랫폼 경쟁력을 키우기에 유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화주와 차주 모두 많은 양의 화물이 등록되는 플랫폼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더운반 출범 당시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기술에 기반한 최적운임을 제안해 화주와 차주를 직접 연결시켜줌으로써 중개수수료를 낮출 수 있다는 점과 익일정산 체계 등을 내세웠다.
CJ대한통운이 야심차게 내놓았지만 더운반은 출범 4개월이 지난 현재 화물운송(미들마일) 시장에서 큰 반응을 일으키진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CJ대한통운이 차주들의 사용을 유도하고 내부 물량 확보를 통해 더운반 경쟁력 키우기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이 밖에도 넘어야 할 산은 많다.
현재 국내 화물운송중개 시장은 전국화물마당, 전국24시콜화물, 원콜, 화물맨 등의 대형 플랫폼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들은 높은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그동안 대기업의 화물운송중개 시장 진출공세를 막아냈다.
앞서 CJ대한통운은 2015년 화물운송중개 플랫폼 ‘헬로’를 출범시켰는데 현재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외에도 삼성SDS의 첼로스퀘어, 한진의 이트럭, SK플래닛의 트럭킹 등이 출범했으나 줄줄이 성공하지 못했다.
물류업계에서는 화물운송중개 플랫폼 사업에서도 네트워크 효과(플랫폼 참여자가 늘어날 수록 참여자의 효용이 늘어나는 효과)가 일어나기 때문에 후발주자인 대기업들의 플랫폼이 성공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물론 과거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국내 대기업의 화물운송중개 플랫폼 사업 진출은 현재진행형이다.
KT의 자회사 롤랩은 지난해 5월 브로캐리를, 티맵모빌리티는 티맵화물을 올해 2월 출시했다. 이밖에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10월 화물운송중개 플랫폼 ‘전국화물마당’의 지분 49%를 취득하기도 했다.
라스트마일(소비자 최종배송 단계)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물류업계에서는 화물운송 등 미들마일(B2B 중심의 중간물류 단계)에 주목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미들마일 시장 규모는 연 30조 원 수준으로 라스트마일 시장보다 약 4배 이상 크다.
CJ대한통운의 더운반이 화물운송중개 시장에서 확고히 자리를 잡는다면 CJ대한통운의 미래 성장 발판이 될 수 있다.
일부에서는 그동안 대기업들이 하나같이 최적 운임 산출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등 차별화 지점을 잘못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은 화물운송중개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화주와 차주의 갈등 상황을 중재하는 역량이 핵심경쟁력일 수도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