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총싸움게임 '서든어택2'는 사실상 실패했다.
넥슨은 서든어택2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발빠르게 대처했지만 한번 떠난 이용자의 마음을 다시 붙잡지 못했다.
넥슨은 서든어택2가 올해 최대 기대작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만큼 실패의 후유증도 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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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원 넥슨코리아 대표. |
21일 국내 PC온라인게임 통계사이트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넥슨의 총싸움게임 서든어택2는 7월 둘째주에 PC방 점유율 1%를 나타내 11위에 올랐다. 7월 첫째주에 점유율 1.56%로 9위를 차지한 것보다 성적이 더 나빠졌다.
넥슨은 서든어택2를 7월6일 출시했다. 불과 2주 만에 점유율 순위에서 10위 밖으로 밀려난 것이다. 전작인 서든어택이 국내 PC온라인게임시장에서 10년 넘게 최상위권을 지켰다는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결과다.
서든어택2는 출시되자마자 게임완성도와 선정성 등과 관련한 논란에 시달렸다.
서든어택2는 고사양의 PC로 게임을 이용해도 화면이 끊기는 현상이 나타났고 오류로 추정되는 상황도 발생하면서 최적화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여성캐릭터의 몸매를 지나치게 강조하고 노출이 심한 의상을 적용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부 상황에서 여성 캐릭터의 자세가 너무 선정적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넥슨은 논란이 일자 14일 여성캐릭터 가운데 둘을 게임에서 삭제하는 내용 등을 포함한 대책을 내놨다. 기존에 이용자가 보유한 캐릭터는 유효기간이 만료되는대로 삭제하기로 했고 게임 보상이나 상점을 통해 이 캐릭터들을 얻을 수 없게 했다.
김정준 넥슨지티 대표는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을 통해 “고객들이 일부 캐릭터의 선정성 때문에 불편하게 느낀 데 대해 죄송한 마음”이라며 “캐릭터의 부자연스러운 움직임 등 현재 지적되고 있는 문제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수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넥슨은 게임을 출시한 지 일주일만에 주요 캐릭터를 삭제하는 강수를 뒀지만 그 뒤에도 서든어택2의 점유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미 서든어택2에 실망한 이용자들의 마음을 되돌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서든어택2와 같은 총싸움게임 장르로 분류되는 블리자드의 오버워치가 먼저 흥행에 성공하면서 서든어택2 흥행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총싸움게임의 수요를 오버워치가 선점했다는 것이다.
오버워치는 5월 말 출시됐는데 기존 총싸움게임 방식에 역할수행게임(RPG)의 특성이 적용돼 이용자로부터 신선한 게임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오버워치는 출시된 지 4주 만에 PC방 점유율 1위에 올라 현재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넥슨은 서든어택2 출시를 전후해 오너에 대한 비리 의혹이 터지면서 회사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점도 흥행에 실패한 원인으로 꼽힌다.
김정주 넥슨(NXC) 회장은 진경준 검사장에게 뇌물을 제공했다는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데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부동산 거래에 연루됐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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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주 넥슨(NXC) 회장. |
넥슨은 4년 넘는 기간 동안 100명이 넘는 인력을 투입해 서든어택2를 개발했고 사전마케팅에도 공을 들였다. 그만큼 막대한 비용을 쏟았는데 흥행에 실패하면서 실적에 손해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든어택2의 실패가 서든어택 인기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점도 넥슨은 뼈아프다.
넥슨이 서든어택2를 출시한 뒤 전작인 서든어택의 점유율은 낮아졌다. 서든어택은 6월에 PC방 점유율 9.8%로 전체 PC온라인게임 가운데 3위였는데 7월 둘째주 점유율은 5.9%로 내려갔고 순위도 4위로 떨어졌다.
7월 둘째주 서든어택과 서든어택2의 점유율을 합하면 7.5%로 6월 서든어택의 점유율보다 낮다. 서든어택의 점유율 하락이 단지 서든어택2로 이용자가 분산됐기 때문만이 아니라고 해석할 수 있다. 신작의 실패에 장기흥행을 이어온 전작마저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넥슨은 게임개발 능력에 대한 평가도 낮아질 수 있다. 서든어택2는 서든어택을 개발한 넥슨의 개발자회사인 넥슨지티가 개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