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Mindcare] SM 창업자 이수만을 바라보며 생각한 ‘행복’과 ‘정리’

▲ SM엔터테인먼트 창업자 이수만씨를 둘러싼 상황은 행복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한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K-팝 원조 SM엔터테인먼트 창업자 이수만씨의 히트곡 ‘행복’은 지금도 가끔 흥얼거리는 애창곡이다.

행복은 ‘사랑하고 미워하는 그 모든 것을 못본 척 눈감으며 외면하고’라는 가사로 시작한다.

SM 경영권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다툼의 내막을 자세히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이 창업자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외면하고 싶을 것으로 보인다.

이 창업자가 K-팝의 세계화에 기여한 공로는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위대하다. 인정한다. 이수만씨가 남은 생을 어떻게 살아가더라도 그 공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K팝을 통해 그랬듯 이수만씨의 인생 종반부도 많은 이들에게 행복과 영감을 줬으면 하는 것이 많은 이들의 바람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 벌어지는 상황은 그와는 다른 쪽을 향하고 있다. 처조카가 시작한 폭로전을 보면서 이 드라마가 많은 이들을 실망시키는 막장으로 가지 않을까 걱정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이수만씨는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수만씨의 마음속에 들어가지 않은 이상 지금의 갈등에 대한 그의 생각을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언론에 보도되는 내용으로 말도 안 되는 추측을 한다면 이수만씨는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여러 가지 욕망 속에서 고민하지 않았을까 한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프로듀싱도 계속 하고 싶고,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능력만큼 충분한 보상도 받고 싶고, 또 경영에도 계속 참여해 자신이 만든 SM의 미래에 기여도 하고 싶고.

순전히 개인적 추측이다. 지분 매각을 하겠다는 얘기가 들린 지 오래됐는데도 성사가 안된 걸 보면서 든 생각이다.

이수만씨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비난할 생각은 없다. 누구나 그런 생각이 드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이수만씨는 여느 사람들과는 다른 선택을 했으면 좋겠다. 조금 늦었다고 볼 수 있지만 아직 박수칠 때 떠날 수 있는 상황이다.

물론 정리할 것들은 많고 사안도 조금 복잡해 보인다. 하지만 마음만 먹는다면 불가능하지도 않다.

그 과정에서 이수만씨가 한 가지만 생각했으면 좋겠다. 자신이 만들고 키워온 SM과 그에 속한 이들의 미래 말이다.

그런 점에서 현업에서 멀찌감치 물러나 K-팝의 큰 어른으로 남는 쪽으로 고민의 방향을 돌리면 어떨까.

남은 생, 힘든 일에서 조금 놓여나 존경받는 원로 음악인으로서의 삶을 설계해 보면 훨씬 행복한 길이 열릴 수도 있다. 그 삶을 보고 후배들이 찾아와 어려움을 호소할 때 지혜의 조언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건 더 멋지고 행복한 일 아닐까.

하이브로부터 받게 될 지분 매각 대금 4천억 원은 1년에 10억씩 써도 평생 다 못쓸 거액이다. 지혜를 발휘해보길 권한다. 어떤 때는 물질이 진정성을 대변하기도 하는 법이다.

행복이라는 노래에서 이수만씨는 늘 행복을 ‘그리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하지만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게 되면 행복을 그리워하는 사람이 아니라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지금의 이수만을 만든 노래는 ‘행복은 멀리 파도를 넘는다’로 끝난다. 지금 몰아치는 파도를 넘어 행복이 찾아올지, 아니면 파도에 밀려 행복이 좀더 멀어질 지는 이수만씨가 하기 나름이다.

늦은 때는 없다. 김영주 서울 강남구 '사이쉼' 총괄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