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산업은행 본점의 부산이전 작업의 정당성을 강화하기 위해 외부컨설팅을 진행한다.
산업은행 노동조합은 외부컨설팅에 대한 보이콧과 함께 이전반대 컨설팅을 추진하고 본점 직원들을 부산으로 내려보낸 인사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맞대응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사진)이 부산이전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컨실팅을 진행하자 노조도 맞대응하고 있다. |
30일 산업은행과 노조의 말을 종합하면 산업은행은 2월 첫째 주 안으로 이전을 준비하기 위한 외부 컨설팅 용역을 추진한다.
조진우 산업은행 노조 부위원장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외부 컨설팅 용역에 대한 결재가 31일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절차를 입찰제안서가 나올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용역은 산업은행 이전준비단이 지난해부터 진행해왔던 본점 이전을 위한 준비 작업 가운데 하나다.
산업은행은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논리를 한층 정교하게 만들기 위해 이번 용역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 회장은 산업은행의 부산이전이 동남권 지역의 부흥을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으나 산업은행 안팎에서 강 회장의 말에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전준비단은 산업은행 본점을 서울에 둔다는 한국산업은행법이 국회에서 개정된다는 상황을 가정해 두 차례에 걸쳐 외부 컨설팅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마련해놓고 있다.
이번 용역은 한국산업은행법이 개정되기 이전에 진행되는 1단계 컨설팅으로 산업은행의 역량을 분석하고 역량 강화 방안과 중장기 인력 운용방안 등을 검토한다.
한국산업은행법의 개정 이후 진행될 2단계 컨설팅에서는 이전부지와 시설규모, 이주직원 지원계획에 대한 세부사항 등을 마련한다.
산업은행 노조는 이전준비단의 용역 발주에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용역 계획이 전해지자 부산이전을 기정사실로 정해놓고 추진하는 용역에 대해 반대한다는 의견을 산업은행에 전달해왔다.
노조는 용역이 이전 작업을 뒷받침하기 위해 진행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용역 제목에 ‘국정과제인 한국산업은행 지방 이전 추진시’라는 문구를 추가할 것과 용역 내에도 ‘이전 타당성 검토’가 포함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조는 이번 용역과 관련해 노조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보아 컨설팅 내용에 담긴 ‘노조와 상시 협의 추진’ 문구를 전부 삭제할 것도 요청했다.
산업은행은 노조의 요구에 따라 용역 제목을 수정하고 문구를 삭제했으나 이전 타당성도 검토하라는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노조는 산업은행이 직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말고 용역을 강행하려 한다고 보고 31일 컨설팅에 관한 결재에 진행되면 즉시 직원들에게 컨설팅 작업에 대한 보이콧을 요청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노조는 산업은행의 이전 컨설팅에 맞대응하기 위해 이전반대 컨설팅을 준비하고 있다. 이전 반대 여론을 확대하기 위해 서울과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의원과도 접촉도 늘려가고 있다.
노조는 예정대로 2월1일에서 2일 사이에 전보 발령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낼 구상도 하고 있다.
강 회장은 부산이전을 위한 전초작업으로 동남권 영업조직의 강화를 위해 19일 본점 직원 약 45명을 부산으로 내려보내는 인사발령을 냈다.
노조는 인사발령이 한국산업은행법을 위반하는 불법적 사항으로 판단하고 인사발령을 받은 직원들과 함께 가처분 신청을 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인사발령을 받은 45명의 직원 가운데 15명가량이 신청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신청 인원이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노조는 기대하고 있다.
조진우 산업은행 노조 부위원장은 이날 아침 산업은행 본점 로비에서 열린 이전반대 집회에서 “우호적 여론을 형성하고 국회도 설득해 우리가 이길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