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PC시장이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그동안 ‘세계 태블릿PC 시장 1위’ 목표를 향해 전력투구해왔다. 스마트폰 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태블릿PC 시장을 새로운 먹거리로 보고 역량을 투입했는데 태블릿PC 시장의 성장이 불투명해지면서 또 다른 고민이 생긴 셈이다 .
|
|
|
▲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 사장 |
미국 시장조사업체 NPD디스플레이서치는 11일 지난 1분기 세계시장에서 태블릿PC 판매량이 5601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96만 대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태블릿PC 시장이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전문가들은 태블릿PC 시장의 마이너스 성장 원인으로 ‘패블릿’이라 불리는 5~6인치 크기의 스마트폰이 늘어나고 있는 점을 꼽았다. 7인치 태블릿PC에 버금가는 대형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7인치 태블릿PC의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8인치 미만의 태블릿PC가 전체 태블릿PC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8%였다. 2012년만 해도 그 비중이 30% 중반이었는데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그런데 이 8인치 미만의 태블릿PC를 바로 패블릿이라 불리는 대화면의 스마트폰이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 같은 패블릿이 차지하는 비중은 급증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의 절반 가까이는 패블릿이라고 한다.
또 다른 원인으로 태블릿PC의 교체주기가 꼽힌다. 태블릿PC의 교체주기가 3년 이상으로 긴 편에 속해 태블릿PC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스마트폰처럼 항상 손에 쥐고 있지 않기 때문에 교체주기가 길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국내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평균 교체주기는 약 18개월이다.
태블릿PC시장이 축소될 조짐이 보임에 따라 삼성전자는 고민에 빠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린 2014 월드모바일콩그레스(WMC)에서 태블릿PC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은 당시 “태블릿PC사업에서 지난해부터 가시적 성과를 올리고 있다”며 “올해 태블릿PC사업 성장률 20%를 달성하고 내년에 선도업체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로서는 앞으로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가 예상됨에 따라 태블릿PC 시장을 새로운 먹거리로 설정한 셈이다. 그런데 태블릿PC 시장의 성장둔화가 확인되면서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 것이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8인치 미만의 태블릿PC 제품에서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2분기 잠정실적에서 8조 원 벽이 무너지며 7조 2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런 실적부진은 스마트폰을 비롯해 태블릿PC의 판매감소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태블릿PC의 경우 전반적인 시장수요 부진으로 판매감소가 예상보다 확대됐다”며 ”5~6인치 대화면 스마트폰 판매확대가 7~8인치 태블릿 수요를 잠식해 태블릿PC 판매가 저조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태블릿PC 시장에서 점유율 확보를 위해 다양한 크기의 태블릿PC 제품을 생산해 왔다.
삼성전자는 2011년 태블릿PC 시장점유율이 10%도 채 되지 않았지만 2014년 1분기 22.6%까지 끌어올렸다. 애플은 지난 1분기 태블릿PC 시장점유율 28.9%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과 격차를 한 자리 수로 줄이면서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태블릿PC시장은 애플이 2010년 아이패드를 출시한 이후 매년 30% 이상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010년 1600만 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던 태블릿PC 판매량은 2011년 6200만 대로 불어났다. 2012년 안드로이드 태블릿PC가 등장하면서 1억 대를 넘어 1억5천만 대가 판매됐다. 지난해 2억5천만 대가 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