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도 3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양산, 삼성전자와 경쟁 ‘본게임’ 돌입

▲ 대만 TSMC가 12월29일 3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을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TSMC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가 파운드리 최대 경쟁사인 삼성전자를 뒤따라 3나노 공정 반도체 양산을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고객사 확보 및 생산 투자에 나설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삼성전자가 TSMC보다 먼저 3나노 반도체 양산을 시작한 선점효과를 온전히 거두지 못 한다면 이제 본격화되는 3나노 미세공정 경쟁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울 수 있다. 

26일 타이페이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TSMC는 제18공장이 위치한 대만 타이난시 남부과학공원에서 3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양산 기념식을 개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기념식이 열리는 날짜는 29일로 예정되어 있다. 2022년 말까지 3나노 반도체 양산을 시작하겠다는 TSMC의 목표가 현실화되는 셈이다.

타이페이타임스에 따르면 TSMC는 이날 행사에서 3나노 반도체공정 활용 및 생산 투자 계획도 구체적으로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보다 뒤늦게 3나노 반도체 생산을 시작한 TSMC가 중장기적으로 시장에서 얼마나 큰 영향력을 차지할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TSMC가 새 반도체 미세공정을 도입할 때 별도의 기념식을 여는 사례는 거의 없다.

그러나 이번에 3나노 반도체 양산을 알리는 행사를 대대적으로 개최하는 것은 결국 경쟁사인 삼성전자를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삼성전자가 TSMC보다 약 반년 앞선 6월 말부터 3나노 미세공정 도입을 공식화한 만큼 장기간 반도체 공정 기술에서 우위를 자랑하던 TSMC가 자존심에 타격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삼성전자는 반도체 성능과 전력효율을 높일 수 있는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을 3나노 미세공정부터 도입해 확실하게 앞서나가고 있다.

TSMC는 2025년 양산을 계획중인 2나노 미세공정부터 GAA 기술 활용을 계획하고 있다.

결국 이날 행사에서 TSMC가 3나노 반도체 양산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보다 앞으로 도입할 신기술과 관련된 계획을 발표하는 데 더욱 비중을 둘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보다 양산 시기 및 기술 수준에서 모두 뒤처지고 있는 3나노 초기 공정을 홍보해 전 세계 고객사들의 이목을 끌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TSMC는 이르면 내년부터 2세대 3나노(N3E) 공정을 새로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2025년부터 2나노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이미 생산공장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이미 삼성전자에 밀린 3나노 공정 대신에 향후 도입할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는 점을 글로벌 고객사들에 적극 설득할 공산이 크다.
 
TSMC도 3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양산, 삼성전자와 경쟁 ‘본게임’ 돌입

▲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내부. <삼성전자>

삼성전자 역시 세계에서 유일하게 3나노 미세공정 반도체를 생산하는 파운드리업체라는 타이틀을 반년만에 잃게 된 만큼 본격적으로 TSMC와 경쟁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반도체 파운드리시장의 최대 라이벌 기업들이 3나노 공정기술을 앞세워 ‘진검승부’에 들어가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3나노 미세공정을 TSMC보다 일찍 도입했음에도 시장에서 확실한 선점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낙관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3나노 공정을 통해 삼성전자가 다수의 파운드리 고객사를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아직 어떤 고객사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아 공급 물량과 실적 등을 예측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반면 타이페이타임스에 따르면 TSMC는 이미 3나노 공정기술로 애플과 인텔 등 대형 고객사의 반도체 위탁생산 주문을 수주한 것으로 추정된다.

TSMC의 3나노 반도체 실제 성능과 생산수율 등 고객사들에 민감한 정보는 아직 확실한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 실제로 고객사 제품을 위탁생산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삼성전자는 이미 반년에 걸친 시간을 통해 수율 안정화 및 고객사 반도체 공급 경험을 확보한 만큼 수주전에서 다소 유리한 위치에 놓일 가능성도 충분하다.

3나노 반도체 미세공정 경쟁은 삼성전자와 TSMC의 미국시장 진출과 맞물려있어 더욱 중요하다.

TSMC가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반도체공장 투자 규모를 120억 달러에서 400억 달러까지 늘리며 3나노 공정 생산라인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아직 미국 텍사스주에 신설하는 반도체공장에 어떤 공정을 도입할 지 확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TSMC가 실제로 3나노 공정 도입을 추진한다면 삼성전자도 적극 대응에 나서야만 할 수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