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임기 2년차인 올해도 해외건설 수주실적 1위를 거머쥘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해외건설 텃밭인 중동지역에서 신도시 건설, 친환경에너지 플랜트 분야의 대형 프로젝트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어 내년 해외건설 수주전망도 밝다.
▲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2021년에 이어 올해도 해외건설 수주실적 업계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해외건설협회 수주통계를 보면 삼성물산은 이날 기준 올해 해외건설 누적 수주금액이 49억547만 달러(약 6조4085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한국 건설사의 전체 해외건설 수주금액 272억4298만 달러(약 35조6392억 원)의 18%에 이른다.
삼성물산은 수주금액 2위인 삼성엔지니어링(27억5644만 달러), 3위인 현대엔지니어링(27억1540만 달러)를 큰 격차로 앞서고 있다.
올해가 아직 보름 남짓 남았지만 이런 수주금액 차이를 볼 때 업계 1위로 올해를 마무리할 것이 확실시된다.
오 사장은 2021년 취임 때부터 두바이,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을 비롯해 해외 건설현장 경험이 많은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 2년 연속 좋은 수주실적 성적으로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앞서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2016년 해외건설 수주금액에서 업계 1위 자리에 오른 뒤 2017년에는 현대엔지니어링에 1위를 내주고 8위로 내려앉았다.
이어 2018부터 2020년까지 3년 동안은 삼성엔지니어링,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에 밀려 계속 3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오 사장이 취임한 2021년 들어 5년 만에 해외건설 업계 1위를 되찾았고 올해도 그 자리를 지킨 셈이다.
해외건설사업 호조는 내부 경영전략 측면에서도 중요한 부분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과열경쟁을 피하는 선별수주 전략으로 국내 도시정비부문 실적이 경쟁사와 비교해 약한 편인데 해외건설이 국내 첨단생산시설 등 하이테크 건축부문과 함께 수주잔고를 끌어올리는 핵심 창구가 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당초 2022년 신규수주 목표를 국내 6조9천억 원, 해외 4조8천억 원 등 모두 11조7천억 원으로 제시했는데 지난 9월 공시를 통해 수주목표치를 16조7천억 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해외 대형 프로젝트 수주 등에 힘입어 이미 3분기에 신규수주 13조5천억 원을 확보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은 중동 지역 친환경 플랜트 수주계획 등을 고려할 때 연간 수주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향후에도 해외 대규모 수주를 기반으로 실적이 계속해서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수주잔고로 봐도 해외건설사업 기여도가 크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올해 3분기 기준 수주잔고를 보면 해외가 16조4270억 원으로 국내(12조760억 원)보다 많다.
오 사장은 취임 첫 해인 2021년에도 해외사업 성과에 힘입어 연간 수주목표를 초과달성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해외건설에서 수주실적 7조6천억 원가량을 올리면서 전체 누적 수주실적이 12조5천억 원에 이르렀다. 회사가 세워둔 연간 수주목표인 10조6천억 원을 크게 웃돌았다.
비율로 봐도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1년 해외 수주실적이 2020년보다 53% 급증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2016년부터 연간 수주목표를 해마다 11조 원대로 잡았는데 수주실적은 항상 목표치에 조금 못 미쳤었다. 2020년에도 신규 수주목표를 11조1천억 원으로 제시했는데 수주실적은 9조5천억 원 수준에 그쳤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오 사장은 확실히 수주실적에서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가며 경영능력을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오 사장은 1962년생으로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기술직 출신 대표다.
1985년 삼성물산에 입사한 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두바이 등 해외현장을 두루 거치고 글로벌조달실장을 역임해 해외사업 경험이 풍부하다.
오 사장은 2021년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에 오른 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해외사업 현장을 직접 방문하면서 힘을 실었다.
이를 통해 지난해 다른 건설사들이 해외 핵심시장인 중동 발주 감소, 코로나19에 따른 현지사업 상황 악화 등의 여파로 해외건설 수주실적이 뒷걸음질 칠 때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선방하면서 업계 1위도 다시 꿰찼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프로젝트 등을 포함해 내년 해외건설 수주 기대감도 높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6월 현대건설과 함께 사우디 네옴 프로젝트의 친환경 신도시 ‘더라인’ 터널공사(약 7200억 원으로 추정)를 수주했다.
11월에는 한국전력공사, 포스코 등 한국 에너지공기업, 민간기업과 컨소시엄을 이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그린수소·암모니아 공장 건설 프로젝트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사우디는 최근 사업비 5천억 달러(약 700조 원)이 들어가는 친환경 미래도시 네옴시티 건설 사업 프로젝트를 본격화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의 2023년 중동 경제전망 및 주요정책방향 분석 보고서를 봐도 사우디는 고유가 상황에 힘입어 2023년도 국가예산을 기존보다 약 18% 높게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네옴시티 등 중동시장 발주 확대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무엇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세계 최고층 빌딩인 아랍에미리트 부르즈 칼리파 건설 참여 등의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어 네옴시티와 관련해 초고층 빌딩, 주택 및 플랜트사업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