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2022 K-UAM 콘펙스, 한국형 도심항공교통산업 어디까지 왔나

▲ 2022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콘펙스가 열리고 있는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1층 플라자광장.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도시와 도시는 항구(port)로 연결됐다. 이윽고 바다라는 한계를 넘어 공항(airport)과 공항이 이어졌다. 이제 도시와 도시가 도심항공교통(UAM)을 통해 바로 연결된다. 

2022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콘펙스가 ‘도시와 인간, 도시와 도시를 연결한다’라는 주제로 열리고 있다. 한국의 도심항공교통는 어디까지 와있는지 보여준다.

10일 오후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파라다이스시티의 플라자광장를 찾았다. 지난 9일 시작된 2022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콘펙스가 열리는 곳이다. 12일까지 진행되는 이 행사는 인천공항공사와 인천시가 공동으로 열고 있다. 많은 관람객들이 부스를 돌며 도심항공교통 기체와 동영상 등의 전시물을 관심 있게 들여다 보고 있었다.

콘펙스(Confex)는 전시회와 연계해 콘퍼런스, 포럼 등의 행사를 동시에 여는 것을 말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 인천국제공사, KT, 대한항공뿐 아니라 인하대, 계명대 등의 대학과 드론업체인 베셀, 아스트로 등 다양한 기관이 참여했다. 국내에서 도심항공교통 사업을 선도하고 있는 선두그룹이다.  

실제 이들은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모빌리티 원-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다. 이들의 어깨에 K-도심항공교통의 미래가 걸려 있는 셈이다. 컨소시엄은 2020년 9월 결성됐고 이듬해인 2021년 11월 대한항공이 추가로 합류했다. 이번 행사장에서도 이들 기업이 설치한 전시부스가 중심을 잡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곳에서 도심항공모빌리티 이착륙장인 '버티포트'의 콘셉트 디자인을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공개했다. 그동안 버티포트는 공항의 일종이라는 포괄적 개념만 나왔을 뿐 과연 어떤 모습일지 구체적 개념조차 정립하지 못하고 있었다. 
 
[현장] 2022 K-UAM 콘펙스, 한국형 도심항공교통산업 어디까지 왔나

▲ 현대건설이 제시한 한국형 도심하공교통 버티프토 콘셉트 디자인. <비즈니스포스트>

사실 이제껏 공항이라면 넓은 활주로가 사실상 전부이다. 비행기가 안전하고 뜨고 내리면 되고, 그래서 대도시 주변의 넓은 공터(영종도는 갯벌이었다)만 있으면 대략 해결됐다. 

그런데 현대건설은 버티포트를 두고 네 가지 모습일 것이라 바라봤다. 공항연계형, 빌딩상부형, 복합환승센터형, 개활지 모듈러형 등이다. 도시 외곽의 공항과 공항이 아니라 도심지와 도심지를 연결하기에 보다 정교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이에 기존 공항터미널 인프라와 도심 건축물 옥상부, 버스터미널 상부, 강변 및 막힘없이 트인 넓은 지형 등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야한다. 한국형 도심항공교통이 착실하게 한걸음씩 앞으로 나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바로 옆에는 현대자동차의 도심항공교통 기체 S-A1이 전시돼 있었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2020에서 최초로 공개한 개인용비행체(PAV)다. 

S-A1은 조종사 포함 최대 5명이 탑승할 수 있고 300~600m의 고도에서 최대 시속 290km 수준으로 비행할 수 있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100km를 갈 수 있고 충전소요 시간은 5~7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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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콘펙스에 전시된 현대자동차의 개인용비행체(PAV) S-A1의 모형.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8년 도심 운영에 최적화된 완전 전동화 도심항공모빌리티 모델을 내놓고 2030년대에는 인접한 도시를 서로 연결하는 지역 항공모빌리티 제품을 선보인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실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2019년 임직원과 타운홀미팅을 통해 2030년까지 도심항공사업의 매출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도시 네옴시티(사업비 5천억 달러, 600조 원)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잡으려 하고 있다. 

네옴시티는 미래형 도시로서 운송수단을 모두 지하화하고 로봇과 도심항공교통을 대규모로 보급한다는 투자 계획도 세웠다.

이에 현대건설이 그룹 진출을 위한 터를 닦으며 네옴시티 관련 수주활동에 고삐를 죄고 있다. 사우디가 도심항공교통의 실험장이 될 수 있고, 이곳에서 실력을 보여준다면 글로벌 시장 진철에도 파란불이 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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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의 2022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콘펙스 부스. <비즈니스포스트>

대한항공도 현대차그룹만큼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 항로 검증용 하이브리드 드론을 전시하고 있었다. 대한항공은 노선설계 및 관리를 위해 이 드론을 활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은 코리아 원팀 컨소시엄에서 도심항공교통 운항 노선설계·관리, 운항통제·교통관리 등 안전운항과 초기 상용화를 위한 핵심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 6월 건국대학교와 도심항공교통 운용개념서를 국내 최초로 발간하기도 했다. 

KT는 도심항공교통에 필요한 통신망을 제공한다. 기체가 안전하게 비행하기 위해서는 다른 비행체의 움직임이나 기상정보, 위치 등 여러 정보가 필수적이다. 이 때 필요한 시스템이 통신망을 기반으로 작동된다. 

이들 대기업에 더해 중견기업 베셀과 아스트로엑스 부스에도 많은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실제 이들 두 기업의 부스는 이번 행사에서 코리아 원팀 컨소시엄을 제외하고 가장 컸다. 국내 도심항공교통 기체와 관련해 가장 기술력이 뛰어난 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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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셀이 2022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콘펙스에서 선보인 자율비행 개인 항공기(OPPAV) 시제기. <비즈니스포스트>

베셀은 2004년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생산기업으로 출발했다. 

디스플레이장비 외 항공사업에도 진출해 2013년 경량항공기 국책사업 개발업체로 선정됐다. 민간기업 최초로 2인용 경량항공기 KLA100 개발에 성공했다. 
 
베셀의 계열사인 베셀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행사에서 시제기와 2인승 도심항공교통 기체와 KLA100에 기반을 둔 전기동력 추진체 KLA-100E 모델 등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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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스트로엑스의 2022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콘펙스 부스에서 전시된 수륙 양용 개인용 비행체 ASX-PAV01. <비즈니스포스트>

아스트로엑스는 국내 유니콘 스타트업으로 글로벌 레이싱 드론 1위업체로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가 지분 30%를 들고 있다. 또한 대우건설도 2020년 3월 지분 30%를 확보했다. 

대우건설도 항공 솔루션기업인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와 지난 4월29일 도심항공교통사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이번 협약을 통해 미래항공모빌리티,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및 수직 이착륙장(버티포트) 사업모델 개발, 스마트 건설기술 관련 드론 활용 및 연구개발(R&D), 도서 지역 드론 활용 배송사업 등을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와 추진한다. 

아스트로엑스는 이번 행사에 참여해 수륙 양용 개인용 비행체 ASX-PAV01을 전시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김경욱 사장은 이번 행사를 열며 “2022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콘펙스는 도심항공교통산업과 기술 생태계 그리고 세계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장”이라며 “도심항공교통 세계 산업 생태계 플랫폼 창출의 초석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