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드와 SK온 합작법인 블루오벌SK의 미국 테네시주 전기차 배터리공장 철골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포드> |
[비즈니스포스트] SK온과 포드가 미국 켄터키주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을 시작한 데 이어 테네시 배터리공장도 착공에 들어가면서 마침내 대규모 투자계획을 본격적으로 궤도에 올리고 있다.
포드는 미국 인플레이션 완화법 시행에 맞춰 전기차 생산 능력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핵심 협력사인 SK온과 힘을 합쳐 미국 전기차시장에서 지배력 강화를 노리고 있다.
27일 미국 지역언론 디트로이트뉴스에 따르면 포드와 SK온 합작법인 블루오벌SK는 올해 초부터 시작된 땅 고르기 등 사전작업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테네시주 배터리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블루오벌SK는 현재 공장 건설을 위한 철골 구조물을 설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배터리 생산이 처음 시작되는 시점은 2025년으로 계획되어 있다.
디트로이트뉴스는 “블루오벌SK의 투자계획 발표 뒤 약 1년만에 공장 건설이 시작됐다”며 테네시 배터리공장 착공이 “포드의 전기차 생산 능력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SK온과 포드 합작법인은 최근 켄터키주에 신설하는 전기차 배터리공장도 올해 말 착공에 들어갈 것이라는 계획을 내놓았다. 해당 지역에는 2곳의 공장이 들어서며 2025년 가동을 시작한다.
포드는 지난해 9월 SK온과 합작법인 설립 및 배터리공장 공동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테네시주에 56억 달러(약 8조 원), 켄터키주에 58억 달러(약 8조3천억 원)을 들인다고 밝혔다.
투자 규모가 상당한 수준이고 공장 건설에 필요한 부지 면적도 모두 5100에이커(약 2064만 제곱미터)에 이르는 만큼 관련된 절차를 마무리하고 착공에 들어가기까지 1년 넘는 시간이 걸렸다.
인플레이션 완화법 시행이 확정되면서 미국 전기차시장 수요 전망이 밝아져 포드와 SK온이 배터리공장 투자에 속도를 내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정부가 현지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을 새로 꺼내든 만큼 이미 미국에 전기차 생산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는 포드가 핵심 수혜기업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포드는 2026년부터 연간 전기차 생산대수를 200만 대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올해 1~7월 전기차 판매량이 3만 대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해 크게 증가하는 것이다.
SK온과 합작 배터리공장을 통해 현지에서 안정적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조달할 수 있다는 점이 포드의 공격적 전기차 생산 목표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 조사기관 잭스에쿼티리서치는 SK온과 포드의 테네시 배터리공장 착공 발표 뒤 보고서를 내고 “포드가 미국 전기차시장 경쟁에서 선두에 설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잭스에쿼티리서치는 대규모 배터리공장 건설이 포드의 전기차 생산 목표 달성에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미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바라봤다.
포드의 전기차 생산 확대 노력이 뚜렷한 결실을 거둘 수 있는 길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대규모 합작공장 가동과 포드의 전기차시장 지배력 강화는 자연히 SK온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 확대를 의미하는 만큼 외형 성장과 안정적 고객 기반 확보에 모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드 주요 임직원은 최근 한국을 직접 방문해 SK온 실무진과 만나 미국 배터리 합작공장 투자계획과 관련한 구체적 일정 등을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전기차 보조금 정책에 수혜를 극대화하기 위해 포드와 SK온이 배터리공장 가동 시기를 앞당기려 투자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포드는 공식 뉴스룸을 통해 “테네시주 공장은 포드의 119년 역사 가운데 최대규모 생산시설이 될 것”이라고 밝히며 “전기차 생산 목표를 달성하는 데 더 가까워지게 됐다”고 밝혔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