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할 경우 한국 증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LG경제연구원은 14일 ‘브렉시트 리스크 진단’ 보고서에서 영국이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를 확정지을 경우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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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를 확정할 경우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진은 14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의 모습. <뉴시스> |
영국 정부는 23일 국민투표에서 유럽연합 탈퇴 여부를 결정한다. 현재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럽연합 탈퇴에 찬성하는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 매체 가디언이 13일 현지 여론조사회사 ICM에 의뢰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유럽연합 탈퇴를 지지하는 응답률이 53%로 잔류를 지지하는 47%보다 앞섰다. ICM이 2주일 전에 실시한 설문조사보다 유럽연합 탈퇴를 지지하는 비율이 더 높아졌다.
강선구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브렉시트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 위험을 회피하려는 영국계 투자자금의 대규모 유출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계 투자자는 올해 1~4월 동안 국내 증시에서 42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특히 3~4월에 국내 증시에서 1조8천억 원을 순매수하는 등 주식 매입규모를 늘리고 있다.
강 연구원은 “영국계 자금만 유출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리스크 확대에 따라 외국계 투자자금이 전반적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며 “특히 아일랜드와 네덜란드 등 유럽계 투자자금이 국내 증시에서 자금을 회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렉시트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보수적인 투자심리가 확산될수록 위험자산으로 평가되는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도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브렉시트는 영국 파운드화 약세와 함께 달러화 강세를 자극할 가능성이 큰데 이는 글로벌 위험자산 시장에 명백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파장이 연쇄화될 경우 유럽연합과 유로화체계 붕괴로 이어질 지도 모른다”고 예상했다.
브렉시트가 장기적으로 보면 제한적인 영향만 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민병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영국이 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하더라도 최종 승인을 받는 데 최소 2년이 걸린다”며 “최종 탈퇴가 승인되기 전까지 영국은 유럽연합 회원국으로 남는 만큼 투자심리 외에 당장 변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