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가 8월24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 포럼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관영매체에서 한국과 중국 정부의 정식 교류가 시작된 지 30주년을 맞이하는 날에 두 국가의 반도체 분야 협력 중요성을 강조하는 보도를 잇따라 내놓았다.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국가동맹 ‘칩4’ 예비회의에 한국 측 인사의 참석이 예정되어 있는 만큼 한국이 중국 반도체산업 견제에 동참하지 않도록 적극 설득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CGTN은 24일 한중 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기사에서 “한국과 중국 사이 첨단기술 및 전자제품 수출입이 지난 30년에 걸쳐 매우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CGTN은 2021년 기준으로 한국에 가장 많이 수출한 품목과 한국에서 가장 많이 수입된 품목이 모두 반도체라는 점을 나타내는 인포그래픽도 공개했다.
2000년대 이래로 한국과 중국 수출입 규모와 중국에 체류하는 한국인 유학생 수, 중국을 방문하는 한국 관광객 수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다른 관영매체인 중국 글로벌타임스도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일을 앞세워 “한국 경제가 중국과 뗄 수 없는 관계를 구축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한국이 중국의 빠른 경제 성장에 따른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긴밀하게 행동해야 한다”며 “중국의 발전을 저해하려는 세력과 손을 잡아서는 안 된다”고 권고했다.
최근 미국 정부가 중국을 향한 견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한국 정부와 외교관계를 강화하려 힘쓰는 상황을 언급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미국이 일본과 대만에 이어 한국을 포함해 구축하려 하는 칩4 동맹과 관련한 내용이 예시로 언급됐다.
미국에서 중국 견제를 목표로 한 반도체 국가 연합을 구성해 한국 정부가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어렵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한국과 중국 정부는 모두 한국을 미국 편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가 위험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이는 한국과 중국의 협력 관계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매체들이 잇따라 한국과 중국의 반도체 협력 및 칩4 동맹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8월 말 개최되는 칩4 예비회의가 임박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 측 인사가 칩4 예비회의에 참석해 중국과 관련한 태도 및 향후 외교 방향성에 관련한 내용을 언급할 가능성이 큰 만큼 이는 앞으로 한중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 정부가 관영매체를 통해 한국 경제가 중국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은 결국 한국이 중국에 등을 돌려서는 안 된다는 점을 사실상 경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한국이 문화적으로 중국과 오랜 기간 가까이 교류해 온 만큼 두 국가에서 공동의 가치를 두고 원만한 협력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을 향한 한국 시민들의 반감이 두 국가의 외교적 관계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글로벌타임스는 “김치의 기원 등을 둘러싸고 중국과 한국 네티즌 사이에서 오갔던 논쟁이 두 국가에서 서로를 대하는 전반적 태도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