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청년의 성별인구 균형이 맞지 않아 출산율 하락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중국 텐센트 본사 앞.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청년인구 성별 균형이 맞지 않아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노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중국 학술지 분석이 나왔다.
중국 정부는 산아제한 제도를 폐지하고 출산 장려 정책을 내놓는 등 저출산 문제 해결에 힘쓰고 있지만 실질적 효과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중국 관영 학술지인 중국청년연구에 따르면 중국 청년인구 규모가 현재와 같은 감소세를 이어간다고 가정할 때 청년인구 비중이 전 세계 평균보다 낮아져 일본과 비슷한 수준에 놓이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이 성별 불균형 때문에 곧 인구절벽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중국청년연구는 중국의 청년인구가 줄어든 원인으로 장기간 이어졌던 정부 산아제한 정책에 따라 여성인구 비중이 남성보다 낮아져 혼인율과 출산율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을 내놨다.
부부 한 쌍이 아이 한 명만 낳을 수 있도록 한 중국 산아제한 정책은 1978년부터 2016년까지 약 38년 동안 시행됐다. 2016년에 두 자녀 장려정책, 2021년에 세 자녀 장려정책이 나온 것을 기점으로 산아제한 정책은 사실상 폐지됐다.
중국청년연구는 산아제한 정책 아래 남아선호사상이 이어지면서 여아 출생율과 생존률이 낮아져 현재의 청년인구 불균형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과거 중국에서는 여아를 불법으로 낙태하는 사건이 자주 발생했다. 이미 태어난 여아도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않은 사례가 많아 여성의 청소년기 이전 사망률이 남성보다 더 높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정부가 법적으로 낙태와 신생아 유기 등에 관련된 규제를 강화하면서 2000년 들어 여자 청소년 비중이 올라가는 효과가 나타났다.
하지만 중국청년연구는 “출생률이 꾸준히 하락하는 데다 최근까지도 남아선호사상이 이어져 성별 선택이 가능한 의학기술까지 등장하면서 청년인구의 성별 균형이 회복되기는커녕 더 악화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여성 청년인구 수는 2000년 2억3900만 명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2010년까지 연평균 0.53%씩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감소율은 1.77%로 더 높아졌다.
중국청년연구는 “여성 청년인구가 감소한 것은 청년 인구의 결혼 의지가 낮아진 것과 밀접한 연관성을 띠고 있다”며 “이는 전체 출생자 수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여성인구가 상대적으로 부족해 미혼 남성 수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여성 100명당 남성인구 수가 80년대생 출생자에서는 105.7명, 90년대생 출생자에서는 110.54명, 00년대생에서는 115.38명까지 올라갔다.
중국청년연구는 현대 사회에서 결혼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사회 변화에 따라 결혼 시기가 늦춰진 점도 청년인구 감소와 출생률 하락을 불러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도 저출산 및 노령화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낙태 금지나 난임 치료 지원, 보육 복지정책 확대 등 여러 가지 정책적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당국은 지난해 세 자녀 장려 정책을 처음 내놓으면서 보육 관련 지원책을 발표했으나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고 최근에는 교육과 보험, 주택, 취업, 세금 등 분야와 관련된 세 자녀 가구 지원책을 추가로 발표했다.
다만 복지 대상을 선정하는 기준이 두루뭉술하고 목표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천유화 중국인구학회 인구사회전문위원회 주임위원 겸 난징대학 사회학원 부원장은 “이번에 발표된 정책 조항들은 전반적으로 불확실하다”며 “중국 정부가 추후에 목표를 더 구체적으로 세워야 할 것이며 지원 분야별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하고 재정지출 등 핵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 부원장은 “현장에서 실제로 어떻게 정책을 적용할 지가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복지 확대뿐 아니라 후속 연구를 통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이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