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사이 올레드(OLED) TV사업 협력의 불씨가 되살아날까?
삼성전자에 TV용 올레드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하는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6월 접은 LCD 생산라인을 TV용이 아닌 태블릿을 비롯한 IT용 올레드 생산라인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나온다.
▲ 삼성전자에 올레드 TV용 디스플레이를 납품하는 삼성디스플레이가 IT용 올레드로 투자 방향성을 돌린다면 그 공백을 LG디스플레이가 메울 공산이 크다고 업계는 본다. 사진은 LG 올레드. |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내년 세계 TV시장에서 초대형 올레드TV와 같은 프리미엄 제품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올레드 패널의 공급 부족을 메워줄 기업은 현재로선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한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IT용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들과 공급일정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놓고 TV용 LCD패널을 생산했던 충남 아산캠퍼스 생산라인을 IT용 올레드 생산을 위한 라인으로 변경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경기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대세화에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TV용 올레드 대신에 수익성이 확실한 IT용 올레드 생산에 집중해 수익성 방어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예전부터 IT용 올레드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은 많이 나왔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전자업계에서는 하반기 글로벌 경제가 불확실해지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돼 TV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글로벌 TV출하량이 지난해보다 약 475만 대 가량 감소할 것으로 바라봤다. 다만 70인치 이상 초대형 TV시장은 매출 비중이 역대 처음으로 20%를 넘어서고 70인치 이상 초대형 올레드 TV의 성장세도 단단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자업계에서는 이렇게 TV시장의 소비 양극화가 예상됨에 따라 내년에는 프리미엄 제품비중을 늘리는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협업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드는 이유도 이런 맥락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자회사의 투자위험 부담을 줄이면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LG디스플레이와 협상테이블에 다시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로서도 올해 2분기 영업손실 2천억 원 이상을 보며 2020년 2분기 뒤 8분기 만에 적자전환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그런 만큼 삼성전자와 협력의 필요성이 커진 상황에 놓여 있다.
올해 초 삼성전자가 올레드 TV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LG디스플레이와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도 2022년 초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고객회사 확보 측면을 고려해 개방적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정 사장은 당시 "(삼성전자와) 상호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이 있을 것이다"라며 "상호 조건이 맞는다면 열려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TV용 올레드 협업은 패널 공급단가 등과 관련한 문제로 올해는 결실을 맺지 못했다.
디스플레이업계 한 관계자는 “올레드 패널 생태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가 LCD라인을 TV용 올레드 패널 생산시설이 아닌 IT용 올레드 설비로 구축한다면 LG디스플레이가 고객회사를 확보하는데 긍정적 여건을 마련해 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