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동하 교원투어 대표이사가 19일 서울 종로구 교원 챌린지홀에서 열린 ‘2022 여행이지 성장 비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교원투어> |
[비즈니스포스트] 코로나19 위기가 누군가에게는 ‘기회’로 다가왔다. 장동하 교원투어 대표이사 이야기다.
장 대표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상황에서 자신이 내건 목표 대로 교원투어를 여행업계 3위까지 끌어올려 교원그룹 오너 2세로서 경영능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장 대표는 19일 열린 교원투어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와 같은)특별한 상황에서는 누구나 동일한 출발선상에서 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여행사업에 진출하기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코로나19 사태가 교원투어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여행산업이 크게 흔들린 상황에서 신생업체인 교원투어가 기존에 여행업계 1, 2위 기업들을 따라잡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기존 메이저 여행사들의 매출이 94%가량 급감하고 중소여행사 1387개가 폐업할 정도로 여행산업은 크게 흔들렸다.
여행업계 전체가 '위기'라고 보기에 충분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에서 장 대표가 한 선택은 인수합병이었다.
그는 여행사업을 교원그룹의 신사업으로 점찍고 국내 10위권 여행사인 KRT를 지난해 1월 인수했다. 코로나19 시기에 진행된 유일한 국내 여행업계 인수합병 사례다.
장 대표는 KRT 인수에 이어 올해 5월 새로운 여행 전문 브랜드 ‘여행이지’를 내놓고 여행사업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나섰다.
교원투어는 ‘여행이지’를 통해 고객의 여행 목적과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상품을 선보인다는 방침을 세웠다.
우선 연령별로 여행상품을 다양화해 40~50대 중장년층을 위해서는 여행과 교육을 결합한 해외 체험학습 패키지 상품을 준비 중이다.
20~30대, 이른바 MZ세대를 겨냥해서는 체험, 음식, 쇼핑 등 테마를 강조한 ‘MZ픽(MZ PICK)’ 상품을 내놓는다.
60대 이상을 겨냥해서는 시니어 전문 여행 브랜드 '여행다움'을 통해 취미와 배움 등을 포함한 프리미엄 해외 패키지 상품을 확장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교원투어는 교원그룹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어 다른 여행기업들과 차별화가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교원투어는 올해 8월 교원그룹의 모든 계열사의 서비스를 포괄하는 멤버십 서비스를 내놓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소정의 멤버십 비용을 지불하면 교원투어가 제공하는 여행상품 할인뿐만 아니라 교원그룹 계열사 상품 할인, 교원그룹 제휴사 할인 등을 함께 제공받는 방식이다.
교원그룹에는 교육 서비스인 구몬, 빨간펜을 비롯해 상조 서비스를 운영하는 교원라이프, 렌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교원웰스 등 다양한 사업군의 계열사들이 속해있다.
렌털, 상조, 교육 서비스는 패키지여행을 주로 이용하는 40~50대가 관심을 많이 가지는 분야인 만큼 여행업과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크다.
이미 교원그룹 계열사들이 확보하고 있는 고객 데이터도 교원투어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원투어에 따르면 교원그룹의 계열사인 교원구몬, 교원에듀, 교원라이프, 교원웰스 등을 포함해 300만 명 이상의 고객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또 고객이 판매자로 활동하는 마케팅 플랫폼 '교원파트너스'는 2만5천 명 정도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장 대표는 올해 여행사업을 본격화하는 원년으로 삼아 여행업계 3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장 대표는 “2022년 시장점유율 14%를 달성해 여행업계 3위에 안착해 의미있는 여행사로 성장하고 그 이후에 좀 더 높은 목표를 지향하겠다”고 말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패키지여행 시장점유율 기준으로 하나투어, 참좋은여행이 국내 여행업계 점유율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모두투어, 교원투어, 노랑풍선 3곳은 비슷한 시장 점유율을 자치하며 그 뒤를 쫓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 여행업계 1~3위를 하나투어, 모두투어, 노랑풍선이 차지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행업계의 지각변동이 시작된 셈이다.
교원투어는 교원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교원그룹은 1996년부터 교원여행을 설립해 호텔, 레저사업을 중심으로 여행사업을 해왔지만 적극적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학령인구가 최근 급격히 감소하면서 교원그룹으로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일이 다급해졌다.
장 대표는 “코로나19 시기에 학령인구가 20만 명대 초반까지 내려갔다”며 “여전히 업계 최고이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늘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그에 대한 경영철학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다각화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특히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교원그룹의 철학에 맞추기 위해서라도 사업 다각화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교원그룹 오너 2세로서 향후 승계를 위해 경영능력도 입증해야 한다.
장 대표는 교원그룹 창업주 장평순 회장의 아들이다. 위로는 한 살 누나인 장선하 교원그룹 투자사업부문장이 있다.
장평순 회장은 능력있는 사람에게 회사경영을 맡긴다는 원칙을 강조하고 있어 장 대표가 교원그룹을 앞으로 이끌어나가기 위해서는 자신의 경영능력을 보여줘야한다.
장 대표는 1983년 태어나 국민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국내 컨설팅회사인 갈렙앤컴퍼니에서 경력을 쌓았고 2011년 교원그룹 전략기획부문 신규사업팀에 입사해 스마트학습지 출시와 상조업 및 여행업 진출 등을 이끌었으며 지난해 교원KRT가 출범한 이후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