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첫 적용지가 어느 곳이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전날(13일)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출시했다.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는 서울 방배동 신동아 재건축사업이 꼽힌다.
이 사업은 서초구 효령로 164(방배동) 일대에 843세대 공동주택 및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것으로 공사비는 5천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도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내세워 적극적으로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어 포스코건설과 맞대결이 펼쳐질 것이 유력하다.
포스코건설이 국내 대표 하이엔드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는 현대건설의 디에이치를 꺾고 수주에 성공한다면 서울 강남권 도시정비시장에서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필승카드로 만드는 기반을 세울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대우건설도 2007년 서울 용산역 집장촌 재개발사업(사업비 2300억 원)에서 삼성물산을 이기고 수주에 성공했다. 이는 용산푸르지오써밋으로 대우건설에서 최초로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을 적용한 아파트 단지다.
대우건설은 이후 도시정비 수주전에서 써밋을 내세웠을 때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다. 푸르지오써밋이 도시정비 수주전에서 필승카드가 된 것이다.
포스코건설이 하이엔드 브랜드 첫 적용을 할 수 있는 다른 단지로는 이미 수주한 신반포21차 재건축사업(공사비1020억 원)이 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이 사업장이 후분양 단지인 만큼 아파트 단지 이름을 정할 수 있는 시간이 남아있어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신반포21차가 위치한 곳에 입지가 뛰어난 만큼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해 홍보효과를 높일 수 있도 있다.
포스코건설은 2020년 5월 GS건설을 꺾고 이 사업을 따냈다. 다만 포스코건설은 주택 브랜드 ‘더샵’으로 수주에 나서지 않았다. 차별화한 아파트 단지 이름인 크레센도를 제시했다.
하지만 조합에서는 아파트 단지 이름을 바꾸려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초 ‘오푸스 투애니원’(OPUS21)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확정되지는 않았다.
한 사장이 어느 쪽을 결정하더라도 오티에르를 내세운 첫 도시정비사업에서 승리를 거머쥐는 것이 중요하다.
포스코건설이 지난해 도시정비 4조213억 원을 신규수주를 올리며 현대건설, GS건설에 이어 3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올렸지만 서울 지역의 수주금액이 7분의 1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현대건설과 방배동 신동아재건축 수주전에서 만난다면 추가적으로 파격적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하이엔드 브랜드가 차별화한 주거공간을 제시한다는 기본틀은 다른 건설사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포스코건설이 신반포21차 재건축사업을 따낼 때 조합원과 적극적 소통을 통해 후분양, 금융지원 등을 입찰제안에 반영해 예상을 깨고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GS건설이 반포일대에 확고한 인지도가 있었고 신반포21차 사업장은 GS건설의 자이 단지로 둘러싸여 있어 당시 GS건설의 승리를 점치는 이들이 많았다.
이에 한 사장이 현대건설과 하이엔드 브랜드로 맞붙는 대결이 성사된다면 파격적 조건을 들고 나와 필사적으로 수주전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하이엔드 브랜드를 보유한 건설사는 현대건설(디에이치), 대우건설(푸르지오 써밋), DL이앤씨(아크로), 롯데건설(르엘) 4곳이다. 이들은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수주전에서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건설은 디에이치를 필승카드로 쓰며 도시정비 신규수주를 압도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날까지 6조9544억 원의 도시정비 신규수주를 해냈다.
올해 강촌 리모델링(공사비 4743억 원), 과천주공8·9단지 재건축(공사비 9830억 원) 등 서울 및 수도권 지역 도시정비사업뿐 아니라 대전 장대B구역 재개발사업(공사비 8872억 원), 광주 광천동 재개발사업(공사비 1조7660억 원) 등 광역시 최대 규모 사업을 수주했다.
하이엔드 브랜드를 통해 사업성이 높은 비수도권 광역시 지역의 도시정비사업 수주도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서울 지역뿐 아니라 비수도권 지역 도시정비 조합도 하이엔드 브랜드를 지닌 건설사들의 입찰을 선호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 사장은 서울 강남권 도시정비사업에서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적용한 사업장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다.
하이엔드 브랜드가 애초 강남권 및 한강변 정비사업 수주를 위한 목적으로 탄생한 것인 만큼 사업성이 뛰어나더라도 비수도권 지역에 처음으로 적용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한 사장은 우선 서울 핵심 입지에 사업장을 확보한 뒤에 비수도권 대규모 도시정비사업과 리모델링사업에 순차적으로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 서울 신반포21차 재건축사업 조감도. <포스코건설>
다만 서울 강남권 및 한강변 도시정비사업을 위해 탄생한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이 남발되면 브랜드 가치가 오히려 떨어질 우려도 있다. 포스코건설은 이를 떨쳐내기 위해 브랜드심의위원회를 통해 엄격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포스코건설은 구체적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기준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이엔드 브랜드 보유 건설사들도 적용지를 정할 때 브랜드심의위원회를 통과해야 하지만 적용기준은 현대건설을 제외하면 회사 기밀사항이라며 공개하지 않고 있다.
현대건설은 대외적으로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기준을 밝힌 유일한 건설사로 중요한 기준은 '입지'와 '상품성'이다. 구체적으로는 서울 및 광역시 가운데 우수한 입지조건을 갖춘 사업지에서 브랜드관점, 사업관점, 상품관점, 서비스관점, 시공품질관점, 사후관리(A/S) 및 고객관리관점, 분양관점 등 7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브랜드심의위원회를 통과하더라도 최종 결재는 대표이사가 하는 만큼 한 사장의 결정에 따라 하이엔드 브랜드 첫 적용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 적용은 브랜드 적용심의 회의를 통해 결정될 것이다”며 “강남권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위해 전사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고 올해도 도시정비사업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