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가 상승에 청신호, 일론 머스크 ‘트위터 인수 공방’ 영향 제한적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비즈니스포스트] 연초부터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낸 미국 테슬라 주가가 올해 전기차 출하량 및 실적 증가에 힘입어 반등할 힘을 갖춰낼 것이라는 증권사들의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트위터 인수 철회에 따른 법정공방이 변수로 남아 있지만 앞으로 테슬라 주가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전문기관 CFRA 연구원은 현지시각으로 12일 야후파이낸스를 통해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무산은 테슬라 주가에 긍정적 요소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자금 조달에 따른 불확실성이 최근 테슬라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이런 변수가 사라지면 주가가 반등할 힘을 찾을 수 있다는 의미다.

CFRA 연구원은 머스크가 테슬라와 스페이스X, 뉴럴링크와 보링컴퍼니에 이어 트위터 경영에도 참여하는 일은 다소 무리수로 평가되었다는 점도 주가에 낙관적 요소라고 바라봤다.

머스크는 4월 트위터 지분 전량을 440억 달러(약 57조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자금은 대부분 테슬라 지분 매각을 통한 개인 자금과 외부 투자자를 통해 조달하기로 했다.

그러나 머스크가 최근 트위터의 미흡한 경영정보 공개 등을 이유로 들어 인수계약을 파기한다고 밝히면서 트위터가 머스크에 소송을 제기하는 등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트위터 주가가 11일 종가 기준 32.64달러로 머스크가 제안한 1주당 54.2달러의 인수가격보다 크게 떨어지고 테슬라 주가도 연초 대비 40% 이상 하락한 점이 인수 철회에 핵심 이유로 꼽힌다.

머스크가 현재 트위터 시가총액보다 훨씬 큰 웃돈을 주고 인수를 서둘러야 할 이유가 크지 않기 때문에 계약을 파기하는 일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것이다.

증권사 웨드부시도 야후파이낸스를 통해 “트위터 인수 철회는 테슬라 주가에 불확실성을 낮추는 요인”이라며 “아직 법정공방 문제가 남아 있지만 주가 반등에 힘이 실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머스크는 이미 트위터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약 80억 달러 규모의 테슬라 주식을 매도했다. 인수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테슬라 지분을 추가로 매각하거나 이를 금융기관에 담보로 잡아 대출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테슬라 대주주이자 CEO인 머스크의 지분 매각 가능성이 일단락되면서 테슬라 주가에 결국 청신호가 켜지게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CFRA는 11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테슬라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61%, 전기차 판매량이 53% 늘어나는 등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주가 상승 여력이 매우 크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테슬라가 배터리 원가 절감에 꾸준한 성과를 내는 데다 독일 베를린과 미국 텍사스 신공장 가동으로 출하량 증가에 속도를 내고 있는 점도 주가 상승을 이끌 수 있는 배경으로 꼽혔다.

CFRA가 제시한 테슬라 목표주가는 1100달러로 지금과 비교해 약 57% 높은 수준이다. 투자의견은 ‘강력 매수’를 유지하고 있다.
테슬라 주가 상승에 청신호, 일론 머스크 ‘트위터 인수 공방’ 영향 제한적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트위터 계정 이미지. <로이터>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트위터 측은 머스크가 일방적으로 인수계약을 파기한 데 대응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가 인수 철회 이유로 제시한 내용이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트위터가 전체 계정 가운데 실제로 사람이 운영하지 않는 ‘가짜 계정’의 비중을 제대로 밝히지 않았고 최근 일부 경영진을 해고한 점을 문제삼았다.

그러나 트위터와 머스크가 계약을 체결할 때 인수 무산을 염두에 두고 계약 철회를 요구하는 쪽에서 10억 달러의 위약금을 지불한다는 조항을 넣은 만큼 트위터의 소송이 효력을 발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앞으로 법정공방이 트위터에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간다고 해도 머스크가 인수자금 확보 실패 등을 이유로 들어 위약금을 낸다면 큰 어려움 없이 손을 뗄 수 있기 때문이다.

머스크가 테슬라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80억 달러의 현금을 대부분 다시 주식 매입에 활용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는 테슬라에서 연봉 대신 스톡옵션만 받고 있기 때문에 주가 부양을 중요하게 여길 수밖에 없다.

결국 앞으로 테슬라가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철회 및 법정공방과 관련해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받는 일은 제한적인 반면 오히려 주가 상승에 힘을 받을 만한 요인은 남아있는 셈이다.

반면 머스크의 인수를 기대하고 트위터 지분을 새로 매입했거나 기존에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주주들은 더 큰 손실을 감당해야 할 수 있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조사기관 테크널리시스는 머스크의 인수 무산이 트위터 주주들에 큰 심리적 충격을 안기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머스크의 지분 인수 가능성이 트위터 주가 하락을 방어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인수 무산에 따른 후폭풍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트위터 주가는 현재 연초 대비 20.2% 하락한 상태다. 같은 기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약 28.9% 내린 점에 비춰볼 때 주가 하락을 어느 정도 방어하고 있던 것으로 분석된다.

테슬라 주가는 연초 대비 41.7% 떨어지며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시도에 따른 불확실성을 반영해 훨씬 큰 하락폭을 보이고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