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2022-07-12 14:5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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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동통신3사의 5G 중간요금제 출시가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12일 증권업계의 분석을 종합하면 이통3사가 밝힌 대로 8월 5G 중간요금제 출시되면 통신업계의 기존 우려와 달리 이통3사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오른쪽에서 3번째)이 11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의실에서 이통3사 CEO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싼 5G 요금제 탓에 5G 가입을 망설이던 고객들이 기존 LTE에서 5G로 전환을 가속화해 무선통신사업의 실적이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2019년 5G통신이 상용화된 이후 3년여가 지나며 5G 가입자 수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아직 4G 가입자 수가 4739만 명으로 5G 가입자(2404만 명)의 약 2배에 이른다.
5G로 전환할 고객의 수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셈이다.
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간요금제로 5G 요금제가 다양해지면 LTE보다 더 많은 요금을 지불하는 5G 가입자들이 늘어나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 상승폭이 커질 수 있다”며 “5G 중간요금제 출시로 통신사의 실적이 후퇴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김아람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5G 중간요금제로 가격 부담을 느낀 4G 가입자들의 5G 요금제 전환 확대가 예상된다”며 “설령 가입자당 평균매출 하락이 일어나더라도 그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통신업계로서는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 5G 중간요금제를 더욱 세분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점에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지금껏 통신업계는 데이터 사용량이 맞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고가의 5G 요금제를 사용하던 고객이 저렴한 5G 중간요금제로 이동하면 가입자당 무선매출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가뜩이나 5G 중간요금제로 가입자당 매출이 떨어질 수 있는데 여론에 밀려 중간 요금제를 세분화하면 고가 요금제 이용고객이 더욱 줄어들 수 있다.
정치계와 시민단체에서는 소비자들이 실질적으로 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다양한 5G 중간요금제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5G 가입자의 월평균 데이터사용량이 27GB 정도인데 SK텔레콤은 24GB를 기준으로 중간요금제를 새로 출시하겠다고 한다”며 “그러면 월평균 데이터사용량인 27GB를 쓰는 사람들은 여전히 그 이상의 고가요금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이통사를 향해 "소비자의 권익을 잘 생각해서 합리적 요금 체계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과기정통부의 2022년 5월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에 따르면 2022년 1~5월 5G 고객은 월평균 23.6~27.2GB의 데이터를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참여연대도 이날 논평을 내고 “SK텔레콤이 준비하는 중간요금제는 이용자들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생색내기식 조치에 가깝다”며 “소비자 선택권은 여전히 제한적이고 저가요금제에 더 높은 데이터 단가를 부과하는 차별문제도 전혀 시정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데이터 250GB를 제공하는 SK텔레콤의 ‘5GX 레귤러플러스’ 요금제(월이용료 7만9천 원)의 1GB당 가격은 300원대로 데이터 10GB를 제공하는 ‘슬림’ 요금제(월이용료 5만5천 원)의 1GB당 가격 5500원과 비교하면 18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파악된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다양한 구간의 5G 중간요금제의 신설은 물론 기존 5G 저가요금제의 월이용료도 하향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은 11일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이통3사 CEO 사이 간담회를 마치고 나서 기자들에게 “5G 중간요금제를 내면 통신사들은 재무적으로 큰 압박을 받는다”고 말했다.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도 “수익이 안 좋아지는 것은 사실이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은 11일 과기정통부에 월 기본료 5만9천 원에 데이터 24GB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비롯한 5G 중간요금제 5종에 관한 출시 신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 측은 5G 중간요금제 구성과 관련한 질문에 "과기정통부 심사에 들어간 만큼 요금제에 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대답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과기정통부가 SK텔레콤의 5G 중간요금제를 심사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5G 중간요금제 구간을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