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안나 기자 annapark@businesspost.co.kr2022-07-12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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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메리츠자산운용이 연이어 입길에 오르며 금융회사의 생명으로 여겨지는 신뢰도에 타격을 입게 됐다.
이동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는 '해결사' 역할을 맡아 회사의 신뢰도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실적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아야 한다.
▲ 이동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동진 대표는 6월 말 취임 이후 메리츠자산운용의 내부 기강을 바로잡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 대표는 메리츠금융지주 경영지원실장으로 일하던 중 존 리 전 대표의 사임으로 6월28일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에 깜짝 선임됐다.
이 대표는 개인비리 의혹을 받는 존 리 전 대표 사임과 회삿돈을 유용한 직원의 일탈로 훼손된 메리츠자산운용의 신뢰 회복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된다.
이 대표는 메리츠금융지주와 메리츠화재 등에서 인사업무에 잔뼈가 굵은 인사 전문가로 손꼽힌다.
메리츠금융지주에서 인사전략팀장을 역임한 뒤 주요 계열사인 메리츠증권 경영지원본부장, 메리츠화재 인사총무팀장 및 장기보상부문장 등을 거쳤다.
이후 다시 메리츠금융지주로 돌아와 2018년부터 경영지원실장으로 일하다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 대표는 이미 과감한 결단으로 내부 기강 잡기에 나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이 대표가 선임된 다음날인 6월29일 회삿돈을 무단으로 인출한 직원에게 면직 처분을 내렸다. 일주일가량 뒤에는 해당 직원에 대한 검찰 고발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자산운용 직원은 3월부터 6월까지 모두 7차례에 걸쳐 회삿돈 7억2천만 원을 무단으로 빼낸 혐의를 받고 있다. 오전에 회사 계좌에 있는 돈을 개인 계좌로 옮긴 뒤 오후에 다시 돌려놓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가 차명투자 의혹이 불거지며 물러난 존 리 전 대표의 후임자로 발탁된 만큼 직원의 회삿돈 무단 인출 사건에 즉각 대응하며 메리츠자산운용의 신뢰 회복에 속도는 내고 있는 셈이다.
이 대표는 메리츠자산운용의 신뢰 회복 뿐 아니라 실적 개선도 이끌어야 한다.
메리츠자산운용은 1분기에 영업손실 15억 원, 순손실 12억 원을 냈다. 지난해 1분기에 영업이익 16억 원, 순이익 14억 원을 낸 것과 비교해 실적이 큰 폭으로 줄었다.
영업수익(매출)이 50억 원에서 36억 원으로 줄어든 데다 증시 급락 등 자본시장이 위축되면서 증권평가 및 처분손실 규모가 지난해 1분기 4천만 원에서 올해 1분기 16억7천만 원으로 늘어난 데 영향을 받았다.
시장에서는 2분기 이후에도 메리츠자산운용의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바라본다.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통화정책 영향으로 유동성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전쟁 등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지만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자산운용업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홈페이지 인사말에서 "메리츠자산운용은 장기 투자라는 철학적 소신을 갖고 꾸준하고 일관된 투자 전략을 실천하고 있다"며 "급변하는 금융 환경 속에서도 고객들의 자산이 보다 안전하게 보호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고객 자산의 굳건한 지킴이가 되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