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철연 KT스튜디오지니 대표이사가 KT그룹의 콘텐츠사업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KT스튜디오지니의 오리지널 드라마가 국내외 시장에서 가능성을 보이고 있어 김 대표는 글로벌시장에서 인기를 끌 ‘킬러콘텐츠’ 제작에 더욱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KT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흥행 질주, 김철연 글로벌 진출 힘받아

▲ 김철연 KT스튜디오지니 대표이사.


8일 온라인 콘텐츠서비스 순위 집계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KT스튜디오지니가 에이스토리와 공동제작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7일 해외에서 처음으로 대만 넷플릭스 TV쇼 부문 시청순위 1위에 올랐다.

KT스튜디오지니의 오리지널 드라마 제작 역량이 글로벌시장에서 통할 가능성이 보이면서 김 대표의 글로벌 진출 전략도 한층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KT스튜디오지니는 앞서 관심을 크게 받은 ‘구필수는 없다’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후에도 올해 8편의 오리지널 드라마를 추가로 선보이는 등 2024년까지 22편의 오리지널 드라마를 제작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KT스카이라이프의 자회사 스카이라이프TV가 운영하는 채널 ENA를 통해 8월에 방영되는 ‘굿 잡’은 이미 동남아 콘텐츠유통업체에 판권판매가 완료돼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23년 방영 예정인 ‘박살소녀’는 글로벌 제작사와 공동제작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6월30일 방한해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 김 대표와 만난 것도 앞으로 KT스튜디오지니가 제작한 오리지널 드라마 콘텐츠들이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에 공급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보탰다.

KT스튜디오지니 관계자는 “현재 다양한 작품들과 관련해 해외 판권판매계약 등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드라마 출연배우와 연출진 등이 정해지면 작품 기획 단계에 있더라도 얼마든지 계약이 이뤄질 수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화제가 되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6월29일부터 ENA와 넷플릭스를 통해 동시에 방영되고 있다.

대만을 포함한 아시아 10여 나라에서 현재 넷플릭스 시청순위 10위 안에 올라있다. 국내 넷플릭스 시청순위에서는 4일 처음 1위에 올랐으며 6일과 7일에도 1위를 차지했다.

시청률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7일 방영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4회차의 국내 시청률도 5.2%로 집계돼 지상파 일일드라마를 제외한 국내 드라마 가운데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6월29일 1화의 시청률이 0.9%로 집계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향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셈이다. 시청률 못지않게 박은빈, 강태오, 강기영, 전배수 등의 출연배우의 열연에 모처럼 ‘힐링’드라마가 나타났다며 시청자들의 호평도 잇따르고 있다.

KT 내부에서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성공에 고무된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KT는 2019년 11월부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업체 KT시즌 등을 통해 수많은 오리지널 드라마 콘텐츠를 제작해 왔지만 지금껏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만큼 화제가 된 작품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런 점 때문에 KT시즌의 OTT플랫폼 시즌은 최근 후발업체인 쿠팡플레이에까지 월간 사용자 수에서 밀리는 등 국내 시장에서조차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의 집계를 보면 2022년 4월 기준 시즌 사용자 수는 116만 명에 불과해 1위 넷플릭스(1055만 명)의 10% 수준에 그치며 티빙(324만 명), 쿠팡플레이(321만 명), 웨이브(307만 명)에 크게 뒤처져 있다.
 
KT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흥행 질주, 김철연 글로벌 진출 힘받아

▲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드라마 포스터.


이런 점을 고려해 KT는 각 계열사별로 흩어져 진행되던 콘텐츠사업을 KT스튜디오지니가 총괄하는 방식으로 재편했다. KT스튜디오지니는 KT그룹에서 콘텐츠사업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면서 KT시즌, 지니뮤직, 스토리위즈, 지니뮤직의 자회사 밀리의서재 등을 거느리고 있다. 

김철연 대표는 2021년 3월 KT스튜디오지니 대표로 영입된 뒤 지난해 10월부터 단독대표를 맡아 KT그룹의 콘텐츠사업을 사실상 이끌고 있다. 그 뒤 KT스튜디오지니가 만든 오리지널 드라마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올리며 콘텐츠사업 확장을 향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김 대표는 1994년 동아TV에서 PD로 입사했으며 2000년 NTV(옛 현대방송) 편성팀을 거쳐 2001년부터 CJENM에서 20년 동안 콘텐츠 기획, 제작, 글로벌사업 등을 담당한 콘텐츠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김 대표는 KT스튜디오지니 대표이사를 맡은 이후 오리지널 드라마 제작에 필요한 지식재산(IP)을 확보하고 제작역량을 강화하는 데 공을 들여 왔다.

올해 5월에는 SBS드라마 '원더우먼'을 연출한 최영훈 감독, tvN드라마 '나빌레라'를 연출한 한동화 감독, OCN드라마 '보이스4'를 연출한 신용휘 감독 등이 소속된 드라마 제작사 ‘점보필름’지분 30%를 인수했다.

김 대표는 2023년 말까지 원천 지식재산 1천 개 이상, 드라마 지식재산 100개 이상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워고 자회사와 함께 지식재산을 발굴하기 위한 공모전을 수차례 개최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6월29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첫 방송에 앞서 “KT스튜디오지니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시청자들이 함께 공감하고 힐링할 수 있는 ‘KT표 콘텐츠’를 지속해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