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에서 독보적 입지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기술격차를 빠르게 좁히지 못한다면 실적회복에 고전할 것으로 분석됐다.
SK하이닉스는 D램의 미세공정 전환을 통한 원가절감과 3D낸드의 수요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올해 실적부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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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
박기범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1일 "스마트폰의 램 고용량화 추세가 이어지며 올해 D램 업황은 다소 개선될 것"이라며 "하지만 경쟁사와 기술격차가 SK하이닉스의 실적에 더 큰 영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2분기에 D램의 출하량을 13%, 낸드플래시의 출하량을 31% 늘리겠지만 평균판매가격이 하락하며 수익성 개선에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것으로 파악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에 영업이익 3800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2분기보다 72.4%, 이전 분기보다 32.5% 줄어드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D램의 생산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20나노미터급 미세공정의 비중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초반에 공정전환에 따른 수율부진을 겪으며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2분기 D램 원가절감 수준이 3% 정도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3분기부터 수율이 안정화되면 점차 실적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더 앞선 18나노대의 D램 공정의 비중을 빠르게 늘리고 있어 SK하이닉스와 기술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가 가격과 성능경쟁력을 앞세워 D램시장에서 지속적인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D램 기술력이 경쟁사보다 2년 정도 앞서 있어 시장에서 독주체제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의 실적개선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뜻이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부문에서도 올해 지속적으로 영업손실을 보며 고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원가를 절감하고 고성능 제품을 구현할 수 있는 3D낸드 기술력에서도 경쟁사와 비교해 뒤처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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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
김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기존 낸드플래시보다 원가구조가 우수한 3D낸드로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며 "하지만 아직 스마트폰에 3D낸드 탑재가 대중화되지 않아 올해 수요확보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미 48단 3D낸드의 원가경쟁력을 기존의 2차원 낸드플래시와 맞먹는 수준으로 끌어올려 향후 이를 적용한 SSD의 수요증가에 대응할 채비를 갖춰냈다.
미래에셋대우는 "삼성전자가 낸드플래시에서 독보적인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데다 수익성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어 가격경쟁력도 갖춰내고 있다"며 "3D낸드 후발주자로 나선 업체들이 추격하기 점점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