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는 한국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큰 손이죠. 투자 규모가 줄었다지만 외국인투자자는 여전히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30% 이상의 지분을 들고 투자수익을 노립니다. 

한때 외국인투자자의 매수 매도 방향을 따라 투자하는 기법이 유행한 것도 괜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오늘 나는 이 종목을 담고 저 종목을 던졌는데, 외국인투자자는 어땠을까요. 증시 돋보기가 알려드립니다.
 
[증시 돋보기] 외국인 '팔자'에 삼성전자 '5만전자'로, 카카오는 담아

▲ 17일 장중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 순매수 상위 종목.

[비즈니스포스트] 외국인투자자가 순매수 하루 만에 다시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가 크게 내린 데 이어 이날 원/달러 환율이 상승 흐름을 이어가면서 외국인투자자의 매도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투자자는 이날 역시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순매도하며 11거래일 연속 순매도 흐름을 이어갔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7일 국내 주식 정규시장(장 마감 뒤 시간외거래 미포함)에서 외국인투자자는 6452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투자자는 전날에는 6월 들어 처음으로 국내 주식을 순매수했는데 하루 만에 다시 순매도로 돌아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 흐름에 전날 미국 뉴욕증시가 크게 내린 점이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741.46포인트(2.42%) 내린 2만9927.07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23.22포인트(3.23%) 떨어진 3666.7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53.06포인트(4.08%) 급락한 1만0646.10에 장을 마쳤다.

뉴욕증시는 미국의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이후 스위스, 영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연이어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면서 유동성 축소 우려가 부각한 데 영향을 받아 하락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점도 외국인투자자의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7원 오른 1287.3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나타났다.

외국인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4367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2821억 원어치를 사고 7189억 원어치를 팔았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1.81%(1100원) 내린 5만9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5만 원대로 내려간 것은 2020년 11월 이후 1년7개월 만이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2.46%(1500원) 하락한 5만9400원에 거래되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전날 멈췄던 52주 신저가 기록 행진도 하루 만에 다시 이어갔다.

외국인투자자가 삼성전자 주가 하락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투자자는 이날까지 11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주식 순매도 흐름을 이어갔다. 외국인투자자는 6월 들어 단 하루도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하지 않았다.

순매도 규모도 10일 이후 5거래일 만에 다시 4천억 원대로 크게 늘었다. 전날 외국인투자자의 삼성전자 주식 순매도 규모는 339억 원에 그쳤다.

SK하이닉스가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 상위 종목 2위에 올랐다.

외국인투자자는 SK하이닉스 주식을 561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1821억 원어치를 사고 2381억 원어치를 팔았다.

SK하이닉스 주가는 1.03%(1천 원) 내린 9만6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투자자는 전날에는 SK하이닉스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수했는데 이날은 두 번째로 많이 던졌다.

이 밖에 삼성SDI(-450억 원), 삼성전자우선주(-449억 원), LG화학(-427억 원) 등이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 상위 종목 5위에 올랐다.

외국인투자자가 이날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카카오로 나타났다.

외국인투자자는 카카오 주식을 207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1236억 원어치를 사고 1029억 원어치를 팔았다.

카카오 주가는 0.14%(100원) 내린 7만22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카카오 주가는 전날보다 2.90%(2100원) 하락한 7만200원에 거래되며 5거래일 연속 52주 신저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카카오는 국내를 대표하는 기술주로 미국 나스닥지수 하락 등에 따라 주가가 악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술주는 성장을 위해 보통 외부자금을 많이 끌어오는데 금리상승기에는 이자비용 등이 올라 실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 종목에 투자하려는 심리가 커지는 점도 긴축 시기 기술주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외국인투자자는 기술주를 향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카카오 주식을 2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다.

이 밖에 LG에너지솔루션(160억 원), KT(159억 원), 두산에너빌리티(109억 원), 셀트리온(102억 원) 등이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 5위 안에 들었다. 이한재 기자
[증시 돋보기] 외국인 '팔자'에 삼성전자 '5만전자'로, 카카오는 담아

▲ 17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은 장중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