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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3나노 반도체공정 5단계로 나눠, 삼성전자와 경쟁 불안감 반영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2-06-17 14:5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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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3나노 반도체공정 5단계로 나눠, 삼성전자와 경쟁 불안감 반영
▲ 대만 TSMC가 공개한 3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핀플렉스' 기술 안내.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가 하반기부터 선보이는 3나노 반도체 파운드리 미세공정을 모두 5단계로 나눠 고객사에 제공하며 순차적으로 기술 발전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삼성전자가 3나노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기반 미세공정 도입에 앞서 나가는 사이 TSMC가 신기술 도입과 2나노 미세공정 도입 시기에 불확실성을 고려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TSMC는 현지시각으로 16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기술 심포지엄을 열고 3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개발 현황과 차세대 2나노 공정기술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3나노 파운드리 공정은 기존 계획대로 올해 하반기부터, 2나노 공정은 2025년부터 도입한다는 목표를 유지했는데 이날 행사에서 더 자세한 기술 개발 로드맵과 관련한 내용이 공개됐다.

TSMC는 3나노 반도체 공정을 초기 버전인 N3 이외에 N3E와 N3P, N3S와 N3X 등 모두 5종류로 나누어 순차적으로 도입한다는 계획을 처음으로 밝혔다.

공정 단계가 올라갈 때마다 반도체 집적도가 높아져 성능과 전력효율이 점차 개선되고 생산 수율도 개선돼 고객사의 고성능 반도체 위탁생산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하지만 TSMC는 공정이 발전할 때 성능 개선폭과 관련해 자세한 수치는 밝히지 않았고 5종류에 이르는 3나노 반도체 파생 공정이 시간 간격을 얼마나 두고 도입되는지도 공개하지 않았다.

반도체 전문매체 어낸드테크는 “TSMC가 3나노 기본 공정과 파생 공정의 성능 차이를 밝히지 않은 점은 실망스럽다”며 “각 공정의 특징을 추측에 맡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사업방식”이라고 비판했다.

TSMC는 이날 행사에서 자체 기술로 개발한 ‘핀플렉스’ 기술이 핀펫 공정 기반의 미세공정 반도체에서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강조하며 설명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러나 반도체업계에서 TSMC의 이날 발표 내용을 두고 파운드리 최대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의문의 1승’을 거두게 됐다는 시각도 나온다.

TSMC가 3나노 공정을 무리하게 여러 단계로 나눠서 선보이고 핀펫 기반 기술의 우수성을 앞세운 것은 오히려 삼성전자와 경쟁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6월 중 3나노 GAA 1세대(3GAE) 공정 기반의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두고 있고 내년에는 3나노 GAA 2세대(3GAP) 공정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향후 로드맵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삼성전자가 반도체 신기술 도입에 충분한 준비를 마친 뒤 상용화 계획을 밝히고 양산에 들어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은 행보로 분석된다.

아직 구체적 기술 사양도 공개하기 어려운 3나노 파생 공정을 5가지나 내놓으며 고객사들에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TSMC와 상반된다.

TSMC가 여러 3나노 파생 공정을 전면에 앞세우고 있는 이유가 초기 3나노 미세공정 반도체의 성능에 관련한 불안감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객사들의 기대치에 TSMC의 3나노 공정 기술력이 미치지 못 할 가능성에 대비해 차기 공정은 성능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득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이다.
TSMC 3나노 반도체공정 5단계로 나눠, 삼성전자와 경쟁 불안감 반영
▲ 삼성전자가 3나노 파운드리 미세공정에 활용하는 신기술 안내.
TSMC가 2025년 2나노 미세공정부터 새로 도입하려는 GAA공정을 삼성전자는 이미 3나노 반도체부터 적용해 곧 양산을 시작한다는 점도 TSMC에 불안요소로 꼽힌다.

이 때문에 GAA공정보다 한 단계 낮은 기존의 핀펫 공정에서 성능을 높일 수 있는 핀플렉스 기술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삼성전자에 맞대응하려 한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삼성전자의 3나노 GAA 기반 미세공정이 기술적 측면에서 TSMC의 3나노 핀펫 기반 반도체보다 발전한 기술인 만큼 TSMC의 주장이 고객사들에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삼성전자는 이른 시일에 3나노 반도체 파운드리 양산을 정식으로 발표하고 기존 4나노 공정과 비교해 성능 개선폭 등 구체적 사양도 고객사들에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TSMC는 이번 북미 행사를 시작으로 유럽과 중국, 대만에서 순차적으로 기술 심포지엄을 앞두고 있는데 발표 내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목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

삼성전자가 결국 TSMC와 경쟁에 ‘판정승’을 거두고 확실한 기술 우위를 증명할 수 있는 기회를 안게 되는 셈이다.

다만 삼성전자도 3나노 GAA 기반 반도체 양산을 목표한 시점에 시작하고 생산수율 등 약점도 개선해 고객사들에 실제 위탁생산 수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TSMC가 3나노 반도체 파생 공정을 여러 가지로 나누어 순서대로 도입하는 것은 차세대 2나노 공정 도입 시기가 늦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3나노 공정에서 확보한 기술 우위를 유지한다면 앞으로 본격화될 2나노 미세공정 개발 속도전에서도 TSMC를 앞서 나갈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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