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X세미콘이 다양한 반도체를 설계하는 '종합 팹리스'로 도약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손보익 LX세미콘 대표이사 사장은 주력인 디스플레이구동칩뿐 아니라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에 쓰임새가 커지는 차량용 반도체 등 팹리스 분야를 넓히는데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LX세미콘이 올해 연말 경기도 시흥에 방열기판 공장을 완공하면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방열기판은 차량용 반도체의 열을 방출해 안전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제품이다.
LX세미콘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차량용 반도체의 일종인 전력관리반도체(PMIC)와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배터리관리시스템(BMS)용 반도체 등의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전력관리반도체는 전자기기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고 관리하는 기능을 한다.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은 전장을 포함한 각종 전자기기의 시스템을 제어하는 반도체다.
또 배터리관리시스템용 반도체는 배터리 안정성을 높이고 충전과 방전 효율성을 높이는 기능을 갖고 있다.
전기차가 빠르게 확산되는 데다 차량 내부 전력시스템 전압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에서 차량용 반도체의 열을 방출하는 방열기판은 차량용 반도체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보탬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LX세미콘이 최근 지분 10.9%를 확보한 텔레칩스도 손 사장이 추진하는 팹리스 영역 확장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설계기업 텔레칩스는 자율주행차와 스마트홈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 개발을 진행하고 있어 차량용 반도체 다변화에 힘을 더할 수 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텔레칩스는 자동차 오디오, 비디오 등 디지털 콕핏(디지털화된 내부 장치) 칩을 하고 있어 LX세미콘으로선 차량용 반도체를 넓히는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손 사장이 이처럼 자동차 전장 관련 사업에 힘을 주는 까닭은 디스플레이 구동칩에 치우친 사업구조를 개선하고 제품다변화를 통해 안정적 매출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LX세미콘은 원래 디스플레이 구동칩을 비롯해 타이밍컨트롤러(T-CON), 전력관리반도체(PMIC) 등 주로 디스플레이 관련 비메모리반도체를 설계하는 기업이다. 디스플레이 구동칩 매출 비중이 90%가량을 차지한다.
올레드 대세화에 맞춰 LCD용 디스플레이 구동칩에서 올레드용으로 제품을 넓히면서 동시에 차량용 반도체 등으로도 사업을 확장한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손보익 사장은 홈페이지에서 “사업포트폴리오를 안정화시키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회사가 되기 위해 디스플레이 분야 외에 자동차 및 가전 등 신규 분야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설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LX세미콘이 최근 매그나칩반도체 인수를 추진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매그나칩반도체는 2004년 SK하이닉스의 전신인 ‘하이닉스 반도체’에서 분사한 팹리스다. 주력 사업 가운데 하나가 차량용 반도체 설계다.
손 사장이 차량용 반도체에 힘을 주는 것은 성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관련 시장규모는 20201년 500억 달러에서 2025년 840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확산과 자율주행차의 등장으로 데이터 연산·처리 기능을 수행하는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내연기관에 일반적으로 200여개 반도체가 들어간다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는 이보다 수백 배 많은 반도체가 들어가 앞으로 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LX세미콘 관계자는 “급성장하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으로 사업영역을 넓혀 안정적 사업구조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