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TSMC가 6월부터 개최하는 기술 심포지엄 안내. |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가 6월 중 미국을 포함한 세계 주요 지역에서 기술포럼을 열고 3나노 파운드리를 포함한 차세대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을 소개하며 본격적으로 영업에 나선다.
삼성전자가 상반기에 목표로 둔 3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과 수주 계획 구체화에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TSMC가 고객사들에게 더 우수한 평가를 받게 될 수 있다.
31일 TSMC 홈페이지에 따르면 6월16일 미국을 시작으로 유럽과 중국, 대만에서 TSMC의 기술 심포지엄 행사가 순차적으로 개최된다.
TSMC는 이 행사에서 글로벌 고객사를 포함한 반도체업계에 스마트폰과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플랫폼용 솔루션과 3나노 및 차세대 파운드리 미세공정 기술을 소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해마다 개최되는 TSMC의 기술 심포지엄은 주로 파운드리 공정 기술 발전 성과를 소개하고 상용화 및 양산 계획을 발표하며 사실상 세계 고객사를 대상으로 영업에 나서는 대규모 행사다.
지난해 심포지엄에서 TSMC는 5나노 2세대(N5A)공정을 반도체 생산에 도입했다고 처음 발표하며 2022년 하반기부터 3나노 반도체 위탁생산을 시작한다는 목표도 공식적으로 제시했다.
올해 심포지엄에서는 3나노 파운드리 양산 시기가 임박한 만큼 기존 공정과 비교해 성능 개선폭과 생산라인 구축 계획, 고객사 제품 수주와 공급 시기 등이 구체적으로 공개될 공산이 크다.
거의 모든 파운드리 고객사 관계자들이 TSMC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날 발표 내용은 반도체 위탁생산 주문 확보와 직결될 수도 있다.
TSMC가 6월 행사에서 고객사들에 발표하는 내용은 3나노 파운드리 미세공정 도입 시기를 두고 속도전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도 올해 안에 3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 계획을 잡아두고 있기 때문에 TSMC에 맞서 적극적으로 고객사 확보를 위한 영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하는 시점에 놓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3나노 파운드리 생산라인 가동을 상반기 안에 시작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는데 이런 약속을 지키기까지 1개월 정도의 시간만을 남겨두고 있다.
TSMC의 6월 행사가 개최되기 전에 삼성전자가 3나노 파운드리 양산 시작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고객사 반도체 생산 수주를 본격화한다면 TSMC의 노력은 다소 빛을 잃을 수 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3나노 파운드리 양산에 성공하며 확실한 기술 선두기업으로 도약했다는 점을 글로벌 고객사에 알리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TSMC의 6월 행사 이전까지 삼성전자가 3나노 양산 발표를 내놓지 못하거나 시기가 하반기로 더 미뤄진다면 주요 고객사들은 자연히 TSMC의 성과에 더 주목할 수밖에 없다.
TSMC의 기술 심포지엄이 결국 앞으로 수 년 동안 반도체 파운드리시장 판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변곡점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는 상황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TSMC는 기술 심포지엄을 북미 고객사 대상, 북미 이외 지역 고객사 대상으로 나누어 개최하며 이틀 만에 행사를 마쳤다.
반면 올해는 지역을 더 세분화해 모두 4일에 걸친 행사를 연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만큼 이번 심포지엄에서 발표할 내용에 자신감을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TSMC가 3나노 공정 도입 시기뿐 아니라 2나노 또는 그 이하 차세대 공정의 도입 계획도 구체화하며 기술 리더십을 증명하는 데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TSMC에 맞서 미세공정 기술 발전 속도전을 벌이기 더욱 다급해질 수도 있는 셈이다.
시장 조사기관 가트너는 반도체 전문 포럼 세미위키를 통해 “TSMC의 반도체 파운드리시장 지위는 최근 들어 더욱 굳건해지고 있다”며 “애플과 퀄컴, AMD 등 여러 고객사들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러나 TSMC가 실제로 3나노 양산체계 구축 준비에 충분한 성과를 내지 못 했다면 이번 행사가 오히려 고객사들의 관심을 삼성전자로 돌리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만 디지타임스 등 외국언론 보도에 다르면 TSMC가 3나노 파운드리 수율 확보에 고전해 양산 시기를 계획보다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결국 TSMC의 6월 기술 심포지엄에 세계 주요 파운드리 고객사들은 물론 삼성전자와 인텔 등 파운드리 경쟁사들도 촉각을 기울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