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처음으로 참석하는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에서 나올 이 총재의 발언과 회의 운영 분위기에 따라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얼마까지 올릴 지 예상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한국은행 안팎에 따르면 이 총재가 2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높은 물가 우려와 한은 총재의 빅스텝 가능성 발언으로 시장에서는 5월 금리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26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75%로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도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만장일치로 0.25%포인트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금리인상을 감내할 체력은 연말로 갈수록 빠르게 약화될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금리인상을 서두를 것이다”고 바라봤다.
금융투자협회가 최근 채권업자 종사자 89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94%가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전 설문조사보다 44%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5월 금융통화위원회는 이 총재가 한국은행 총재에 취임한 뒤 열리는 첫 회의라는 점에서 향후 통화정책과 관련된 이 총재의 방향성을 확인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전임 총재였던 이주열 총재와 달리 직설적 화법을 구사하고 있어 이번 회의에서 향후 금리인상의 폭과 속도와 관련된 구체적 답변을 내놓 수도 있다.
앞서 이 총재는 16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과 회동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다가 시장이 예상치 못한 '빅스텝'(금리를 한번에 0.50%포인트 인상하는 것)' 가능성을 갑자기 꺼내놓아 채권시장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이 총재는 5월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열리는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을 취합해 답변하던 기존 방식 대신에 즉석에서 질의응답을 하기로 해 다시 한번 돌발발언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최대 연 2.5%까지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한다.
한국은행이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추가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등 금리인상에 속도를 내 기준금리가 연 2.5%에 이르는 것이 빠르면 가을 무렵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추가 기준금리 인상의 변수는 국내 물가 상황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빅스텝 시행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데 업계에서는 당분간 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업계는 한국은행이 26일 수정경제전망을 내놓으면서 올해 물가 상승률을 기존 3.1%에서 4.3%로 대폭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4일 0.5%포인트 기준금리를 올리는 결정을 한 뒤에도 두 차례 더 빅스텝을 단행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총재가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를 살피면서 국내 기준금리를 어느 한 순간 크게 끌어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강 연구원은 “이번 금융통화위원회의 관전 포인트는 신임 총재의 정책 스탠스다”며 “기자회견의 핵심이슈는 '빅스텝' 여부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