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그룹 미래 먹거리분야에서 미국에 추가로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고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이날 “여러 기술분야에서 미국 기업과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 2025년까지 50억 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이 언급한 기술분야는 로보틱스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인공지능(AI) 등이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분야의 기술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앞서 정 회장은 2019년 10월 임직원과 진행한 타운홀미팅에서 미래 현대차그룹의 사업비중으로 자동차 50%, 도심항공모빌리티 30%, 로보틱스(로봇공학) 20%를 제시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이 21일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포함해 전기차 생산 거점 구축을 위해 55억 달러(약 7조 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까지 고려하면 미국에만 105억 달러를 투입하는 것이다.
이는 앞서 정 회장이 발표한 미국 투자 계획보다 30억 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5월에 2025년까지 미국에서 74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올해 투자는 전기차 생산 확대도 포함됐지만 이보다 미래 모빌리티 기술력 확보에 더욱 중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생산에서도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스마트팩토리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스마트팩토리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의 선택 및 수요 예측, 생산을 사전 검증해 계획을 확정하면 공장에서 생산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가 필수적이다.
이는 정 회장이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지속적으로 내놓으며 궁극적으로 미래 기술분야에서 현대차그룹을 선도기업으로 도약시킨다는 의지와 맞닿아 있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이 내연기관차시대에는 추격자 위치에 있었지만 이제 새로운 그림이 그려지고 있는 미래 모빌리티시대에는 산업의 판을 바꾸는 '게임체인저'로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정 회장은 올해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에도 직접 참가해 새로운 모빌리티의 개념과 비전을 제시하면서 현대차그룹의 기술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미 정 회장의 '퍼스트무버 전략'은 전기차부문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현대차 전용전기차인 '아이오닉5'가 올해 월드카 어워즈에서 ‘세계 올해의 자동차’를 포함해 3관왕을 차지하면서 전기차 경쟁력을 입증했다. 현대차그룹이 월드카 어워즈에서 세계 올해의 자동차 상을 받은 것은 2019년 기아 텔루라이드에 이어 2번째이며 현대차 브랜드에서는 처음이다.
기아 'EV6'도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하면서 세계 3대 자동차상 가운데 2개를 현대차그룹의 전용전기차들이 차지했다.
이뿐 아니라 현대차그룹은 주요 자동차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전용전기차를 바탕으로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유럽에서는 올해 4월까지 현대차그룹 전체 판매량 기준 누적 점유율 10%로 3위에 이름을 올렸고, 미국에서는 올해 1분기 기준 9.7% 점유율로 5위를 유지했다.
정 회장은 미국 투자 계획과 관련해 “이번 투자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미국의 고객에게 혁신적 제품과 솔루션을 제공하고 세계 탄소중립 노력에도 기여하겠다”며 “2030년까지 무공해차 판매를 40~50%로 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목표를 달성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