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드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포드가 픽업트럭 형태 전기차시장에서 GM과 테슬라 등 경쟁사를 제치고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강조하며 대규모 투자와 생산 확대 계획을 내놓았다.
포드는 전기 픽업트럭에 SK온과 합작법인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탑재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투자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SK온이 전기차 배터리사업에서 더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포브스 등 외국언론 보도에 따르면 포드는 미국 전기 픽업트럭시장을 선점해 선두기업으로 확실하게 자리잡겠다는 공격적 목표를 두고 있다.
포드는 현지시각으로 26일 미국 미시간주에서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출시 행사를 열고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생산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짐 팔리 포드 CEO는 “전기차와 배터리 생산에 500억 달러(약 63조 원)을 투자하고 라인업도 대폭 확대하겠다”며 “테슬라와 경쟁해 세계 최고의 전기차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F-150 라이트닝은 SK온이 개발한 신형 배터리를 탑재하는 전기차 모델이다. 포드와 SK온이 합작법인 블루오벌SK 배터리공장을 통해 생산한다.
GM ‘쉐보레 실버라도’와 테슬라 ‘사이버트럭’이 전기 픽업트럭시장 주요 경쟁제품으로 꼽히는데 F-150 라이트닝의 생산 시기가 이들보다 1년 이상 앞서면서 시장 선점 기회를 차지하게 됐다.
포드가 이미 지난해 중순부터 전기 픽업트럭 생산을 시작했고 생산라인 효율화 작업을 거쳐 약 2천 대의 초기 물량을 확보한 뒤 충분히 준비를 갖춰 출시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F-150 라이트닝은 이미 지난해 말까지 진행된 사전 판매에서 20만 대의 수요도 확보했다. 초기 물량 공급은 5월 초부터 곧바로 시작된다.
포드는 당초 전기 픽업트럭 생산능력을 연간 2만5천 대 수준으로 잡아두고 있었지만 최근 생산 능력을 연간 15만 대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자연히 이를 위해 완성차 및 전기차 배터리공장에 시설 투자를 대폭 늘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포브스는 “포드의 전기트럭 생산확대에 관건은 결국 배터리 공급이 될 것”이라며 SK온과 합작공장을 통해 생산하는 전기차 배터리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포드와 SK온 합작법인 블루오벌SK의 전기차 배터리공장 조감도. |
포드는 2025년까지 SK온과 합작법인을 통해 배터리공장 3곳을 추가로 짓는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날 F-150 라이트닝 출시행사에서 시설 투자금을 늘리고 전기차 생산도 크게 확대한다는 목표를 밝힌 만큼 SK온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배터리공장 투자 규모가 예상보다 더 늘어날 공산이 크다.
SK온이 포드에 공급하는 전기차 배터리 물량이 확대되는 것은 자연히 실적에 큰 수혜로 돌아올 수 있다.
포드는 이날 행사에서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리튬과 니켈, 코발트 등 원재료를 직접 확보하기 위한 투자 기회도 엿보고 있다고 밝혔다.
광산 채굴업체에 직접 투자하는 등 방식으로 포드가 배터리 소재 공급망을 구축한다면 SK온도 소재 공급 차질에 따른 리스크를 낮추고 안정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확대할 수 있다.
포드의 전기차 연간 생산 목표는 2023년 말까지 연간 60만 대, 2026년까지 200만 대 수준에 이른다. 경쟁사인 GM의 2023년 목표인 40만 대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F-150 라이트닝은 아직 전기차 구매에 비교적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미국 소비자층을 겨냥한 제품으로 꼽히는 만큼 성공 여부가 포드와 SK온의 미래 성장에 관건이 될 수 있다.
포브스는 “F-150 라이트닝은 미국 주류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구매할 준비가 되었다는 점을 증명할 만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