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사장(오른쪽)이 22일 서울 수송사옥에서 화상으로 열린 '부평 데이터센터 공동개발사업 합작법인' 출범행사에서 과 사무엘 리(Samuel Lee) 디지털엣지 CEO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SK에코플렌트 > |
[비즈니스포스트]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사장이 데이터센터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힌다.
특히 데이터센터를 단순 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부지 매입부터 설계와 시공까지 담당하는 디벨로퍼에 도전한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수송사옥에서 디지털플랫폼 기업 디지털엣지(Digital Edge)와 '부평 데이터센터 공동개발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합작법인 출범행사를 열었다고 25일 밝혔다.
디지털엣지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데이터센터 플랫폼 기업이다. 2020년 설립돼 한국, 일본, 인도네시아, 필리핀에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서울과 부산에 있는 데이터센터를 인수하며 한국시장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와 디지털엣지는 이번 협약으로 인천 부평구 국가산업단지에 120메가와트(MW) 규모의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을 공동추진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인천 부평구 청천동 국가산업단지에 데이터센터 2개 동을 건설한다.
1차와 2차로 나누어 진행되는 이번 프로젝트의 총 사업비 규모는 약 1조 원 이상이다. 1차 사업은 올해 착공을 시작해 2024년 서비스를 시작한다. 디지털센터 운영은 디지털엣지가 담당한다.
박 사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데이터센터 시공에 그치지 않고 부지 매입부터 설계·조달·시공(EPC)까지 모두 수행하는 데이터센터 개발자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려 한다.
단순히 시공을 넘어 직접 데이터센터 부지를 선정하고 설계부터 조달, 시공까지 모두 수행하면 수익률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앞서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0년 스마트데이터센터 사업그룹이라는 조직을 신설해 적극적으로 데이터센터 사업을 추진해왔다.
데이터센터는 컴퓨터 시스템과 통신장비, 저장장치 등이 설치된 시설을 말한다. 안정적 전력공급 및 통신연결, 냉각설비, 보안시스템이 요구돼 일반 건축공사와 비교해 진입장벽이 높다.
높은 기술력이 요구돼 진입장벽이 높은 반면 수요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내 데이터센터 수는 2000년 이전 50여 개 수준에 불과했다가 2020년 156개로 늘었다. 앞으로 5년 동안 신설될 데이터센터는 30기 이상으로 전망된다.
2020년 5조 원 수준이던 국내 데이터센터 시공시장 규모가 2025년에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내 대형건설사들도 데이터센터의 시장 확대를 눈여겨보고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3월21일 경기도 용인시 죽전동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 망중립 데이터센터를 짓기 시작했다. 망중립 데이터센터는 어떠한 통신사업자에게도 국한되지 않는 중립적 네트워크 환경 및 연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오는 6월 김해에 NHN 김해데이터센터 착공을 위해 실시계획 인가를 진행하고 있다.
GS건설은 데이터센터 운영 자회사인 ‘디씨브릿지’를 지난해 5월 설립해 데이터센터 개발 및 운영사업을 하고 있다.
박 사장의 데이터센터 사업에 대한 의지는 지난해 플랜트사업 매각과정에서도 드러났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플랜트사업부문을 분리해 SK에코엔지니어링을 설립한 뒤 지분 50.01%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SK에코엔지니어링 출범과 매각은 올해 2월 완료됐다.
이 과정에서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 데이터센터, 원자력플랜트사업 등은 분리하지 않고 남겨뒀다. 데이터센터 사업이 지닌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 본 것이라 할 수 있다.
기존에 추진하던 사업과의 시너지도 가능하다.
SK에코플랜트는 2020년 1월 미국 블룸에너지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국산화를 위한 합작법인 ‘블룸SK퓨얼셀’을 설립해 제조공장을 준공하고 국내에서 연료전지를 생산하고 있다.
2020년 10월에는 미국 데이터센터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에퀴닉스(Equinix)가 건설하는 데이터센터에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납품 계약을 맺었다.
SK에코플랜트가 이번에 시공하는 데이터센테에도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를 전력공급 수단으로 활용해 두 사업부문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데이터센터 개발 사업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게 됐다”며 “국내 최대 규모의 상업용 데이터센터를 성공적으로 준공하고 디지털엣지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디지털센터 사업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임민규 기자